[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손목이 풀리지 않아, 땅볼 비율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2024 시즌 '대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기 직전, 열기를 내뿜는 모양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개막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7경기 4할 타율을 기록중이다. 엄청난 수치. 슈퍼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시범경기 타율은 9푼1리다.
15타수 6안타 중 홈런이 1개, 2루타가 2개다. 볼넷 4개를 골라냈고, 장기인 도루도 2개 성공시켰다.
시합을 거듭할 수록 장타력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첫 2루타로 장타를 신고한 뒤,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첫 홈런을 쳤고, 5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또 다시 2루타를 때려냈다.
김하성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시즌이다. 잘 마치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FA 자격을 얻는다. 일생일대 '대박'의 기회다.
사실 타격보다 수비로 주목을 받아야 하는 시범경기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스프링캠프 개막과 함께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를 '깜짝' 발표했다. '2억8000만달러' 몸값의 잰더 보가츠를 밀어낸 그림으로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시즌 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이, 유격수로도 골드글러브를 수상한다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그런데 타격까지 받쳐준다?
가치가 얼마나 오를지 상상하기 힘들다. 지난 시즌 17홈런으로 20홈런 문턱 앞에서 좌절했고, 2할9푼까지 올랐던 타율이 시즌 막판 체력 저하로 2할6푼까지 떨어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20홈런을 넘기고 타율이 2할 후반대로만 올라가면, 2억달러 초대박 계약도 꿈이 아니다.
김하성의 뜨거운 타격 솜씨. 숨은 비결이 하나 있다.
바로 '도끼 배트'다. 김하성의 배트는 일반 배트와 다른 특이한 모양이다. 배트 손잡이 부분인 '노브' 쪽이 타원형이고, 비대칭으로 제작됐다. 이 모양이 도끼와 닮았다 해 '액스(AXE) 배트'라고 부른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무키 베츠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부터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베츠는 지금도 이 배트를 애용한다. 모양이 조금 특이하지만, 규정상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이 배트를 사용하며 홈런 개수가 확 늘었다. 당연히 올시즌도 '도끼 배트'를 쓴다.
이 배트를 사용하면 뭐가 좋을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공이 워낙 빠르고 강하다. 끝에서 휘는 공들이 대부분이다. 손목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손목이 풀려 맞으면 거의 땅볼이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하며 "도끼 배트를 쓰면 손목 쓰임이 덜해져 땅볼 비율이 줄어든다. 그만큼 공이 잘 뜨게 된다. 내게 매우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타원형의 노브에 새끼 손가락이 딱 고정된다. 그 미세한 차이로 인해 손목 쓰임이 줄어든다.
김하성은 자신의 생존 무기로 장타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매 시즌 '벌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초기와 지금 몸을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우람해졌음을 금세 알 수 있다. 김하성은 장타를 위해 몸도 키우고, 방망이까지 신경 썼다. 그렇게 노력을 하니, 원했던 결과가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대박 예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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