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거침이 없는데 솔직하기까지 하다. 배우 송중기(39)가 확고한 소신으로 '돈값'할 수 있는 책임감을 논했다.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김희진 감독, 용필름 제작)에서 삶의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는 로기완을 연기한 송중기. 그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로기완'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와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삶의 끝에 선 이방인의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위로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지난 1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특히 '로기완'은 매 작품마다 새로운 변신을 마다치 않는 송중기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기완으로 다시 얼굴을 바꾼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을 마주하지만 살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파격 연기로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송중기는 "어렴풋하게 '로기완'의 제작사인 임승용 용필름 대표를 오래전 만나 '로기완' 출연을 받았다. 그러다 중간에 번복했다. 이 작품을 고사하고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17)를 한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로기완' 정서가 너무 좋아서 같이 영화를 개발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후 고사를 했던 이유가 기완의 선택이 최종적으로 공감이 안 됐다. 임 대표는 '이럴 거면 왜 한다고 했느냐'라며 지금까지도 내게 뭐라고 한다"며 "그때는 기완이가 왜 힘든 생활 속 마리와 사랑 타령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이 사치로 느껴졌고 나 역시 공감이 안 됐다. 배우로서 깜냥이 안되어서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못하겠다 말한 뒤 다음 작품인 '군함도'를 들어가기도 했다"며 "나중에 시간이 지나 넷플릭스 관계자를 만났는데 다시 '로기완'이야기를 꺼내더라. 속으로 반가웠다. 이 시나리오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다시 작품을 보게 됐고 작품을 다시 보니 예전과 다르게 기완의 서사가 이해됐다. 기완이 잘 살고 싶기도 하고 결국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마 내 태도가 바뀐 것 같다. 확실히 과거 시나리오의 큰 줄기는 같았지만 디테일이 많이 바뀌었다. 결론은 내가 생각하는 지점이 바뀐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그 시점에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공감하는 부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공개 후 로맨스 라인에 대한 호불호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생각을 전했다. 송중기는 "기완과 마리의 사랑 코드를 시청자가 안 좋게 보는 것도 안다. 나도 이해는 된다. 그것 때문에 고사하기도 했다. 부족한 나도 시간이 흘러서 진심으로 공감이 돼 다시 이 작품에 들어갔던 것처럼 영화라는 게 한 번 보고 버리는 종이컵은 아니지 않나? 지금 공감이 안 된다고 불호로 본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시청자가 준 평점이 아쉽지는 않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건 내 손을 떠났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참 잘했어요' 까지는 아니지만 '잘했어요' 정도 도장을 찍어주고 싶다. 오랜만에 만난 팀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주관적으로 '로기완'은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고 곱씹었다.
'로기완'의 김희진 감독은 현장에서 여유로운 송중기에 대한 칭찬을 전한 바, 이와 관련해 송중기는 "이 작품 촬영했을 때 아내가 임신했을 때였다. 헝가리 촬영 때도 아내가 같이 있었다. 그래서 제작진이 보기엔 여유 있게 보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 이후) 큰 변화를 나는 느끼지 못했다. 나는 현장에서도 똑같았다고 생각한다. 워낙 일상생활에 감정 기복이 큰 사람이 아니라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 사람에서 (여유가 생긴 모습으로) 봤다면 그 시선 자체가 내겐 신선하다. 사실 임신한 아내도 함께 촬영을 간 거라 같이 잘 챙겨야만 했다. 그래서 솔직한 심정으로는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웃었다.
그는 "성장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 지루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이유로 '화란'(23, 김창훈 감독)을 선택한 것도 있다. 솔직히 '화란'은 돈이 안 되니까 소속사 대표는 반대하기도 했다. 그래도 함께 일하는 이사나 다른 스태프들이 내 뜻을 응원해 작품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연으로서 흥행은 항상 바란다. 그건 기본적인 욕망이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지 않나?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은 알겠지만 '화란' 때도 흥행을 바랐다. 흥행을 바라지 않는다면 주연 배우로서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돈을 받았으면 돈값을 해야 한다.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투자한 사람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현장에 나오는 모든 스태프, 제작자, 홍보사까지도 가장이지 않나?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연 배우는 흥행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책임감이 달린 일이다. 그래서 '화란' 때도 개런티를 안 받은 것이다. 내가 개런티를 받으면 제작비가 올라간다. 메이저 작품이 아니고 칸국제영화제 가야지 해서 만든 영화도 아니다. 흥행을 목표로 만든 영화다"고 곱씹었다.
더불어 "신인 감독들과 작업을 최근에 해왔는데 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좀 더 있는 만큼 더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고 들리기도 하지만 솔직히 부담은 없다. 왜냐면 나도 예전에는 신인이었고 선배들을 보면서 컸다. 내가 선배노릇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더 이상 송중기 나온다고 보는 시대가 아니며 유명한 배우가 나온다고 보는 시대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함께 하는 파트너의 인지도가 없다고 해서 부담감이 있는 것 보다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 말하고 보니 최근에 티모시 샬라메의 '듄: 파트2'(드니 빌뇌브 감독)를 보긴 했다. 말이 약간 앞, 뒤가 안 맞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유명세에 대한 그런 마음가짐은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
결혼과 아들 출산 이후 변화된 태도도 솔직했다. 송중기는 "가장이 되면서 특별히 변한 지점은 없다. 나는 늘 똑같은 것 같다. '사랑꾼 이미지가 있다고 하는데 평소 내 일상생활이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며 "가정과 사생활 공개에 대한 부담은 없다. 다만 아기가 태어났으니까 내 직업 때문에 원치 않게 아기가 공개될까 걱정하는 부분은 있고 그에 대한 부담은 있다. 일상생활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기완'은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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