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겹치기 차출' 문제는 한국축구의 해묵은 고민 중 하나였다. 2023년,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의 차출을 두고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 사이에 묘한 기류가 있었다. 이번 3월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동시 출항하지만, 이번 만큼은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두 배 모두 선장이 황선홍 감독이기 때문이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황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임시로 A대표팀을 맡아,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치른다.
이번에도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공통 분모에 속하는 선수들이 제법 된다. 지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조커로 맹활약을 펼친 셀틱의 양현준을 비롯해, 역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김지수(브렌트포드)도 있다. 최근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배준호(스토크시티)와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유럽 진출에 성공한 고영준(파르티잔) 이한범(미트윌란) 등도 A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대구FC의 황재원이다. 황재원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차세대 풀백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기동력과 공격적인 움직임을 앞세운 황재원은 금메달에 일조했다. 김태환(전북 현대) 등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좀처럼 황재원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지난 아시안컵을 통해 풀백 고민이 더욱 커진만큼, 황재원의 선발 여부 역시 11일 발표될 대표 명단의 포인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황재원은 동시에 올림픽대표팀에서도 핵심이다. 특히 올림픽대표팀이 수비형 미드필더에 약점을 갖고 있어, 이 자리에서도 뛸 수 있는 황재원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황재원은 실제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가진 프랑스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한국이 3대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선수 선발을 두고 두 대표팀 사이에 자칫 갈등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었지만, 겸임 체제로 충돌 잡음이 사라졌다. 황 감독은 일단 올림픽대표 연령의 선수들을 올림픽대표팀으로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4월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을 두고 마지막으로 발을 맞출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시 감독인만큼, 세대 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최강팀을 구성하는게 낫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다. 물론 아직 변수는 있다. 3월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한 A매치 주간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4월 펼쳐지는 올림픽 최종예선의 경우 해외파 차출이 쉽지 않다. 차출 상황에 따라 A대표와 올림픽대표를 사이에 두고 적절한 줄타기가 이어질 수 있다.
황 감독은 11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출전할 A매치 소집 명단을 발표할 때 동시에 올림픽대표팀 엔트리도 공개한다. 올림픽대표팀은 17일 인천공항에 소집, 사우디로 출국할 예정이다. 올림픽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동안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23세이하) 챔피언십에 초청팀으로 참가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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