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 11년의 경험이 만든 여유일까.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일까.
4172일만에 '괴물'이 대전구장 마운드에 섰다. 류현진은 7일 자체청백전에 선발등판, 3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지며 오는 23일 개막전 등판을 정조준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143㎞ 직구에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총 46구를 던졌다. 3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이 속한 화이트(홈 유니폼)팀이 패함에 따라 류현진은 모처럼 '1실점 패배'라는 현실에 처했다.
물론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류현진에겐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첫 대전구장 마운드이자 '미래에이스' 1번 문동주와 '전설' 99번 류현진이 맞붙은 날이었다. 존 구석구석을 치밀하게 찌르는 제구를 과시하며 11년 빅리거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한 날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한화와 계약전 이미 실내에서 65구 투구를 소화한 상태였다. 계약 직후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 첫 불펜투구에서 45구를 던졌다. 이후 라이브피칭에서 65구를 던졌고, 이날은 '50구 예정'으로 시작해 46구로 끝냈다.
이날 구단 유튜브 '이글스TV'로 진행된 자체 중계는 정우영 캐스터의 퀄리티높은 진행, 최홍성 전략팀장과 이태양의 적절한 해설, 깔끔한 중계 퀄리티가 어우러져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이날 중계는 동시 시청자 7만997명을 기록, 이글스TV 역대 최다 인원을 자랑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편하게 던졌다. 할 수 있는 거 다했다. 불펜에서 20구 더 던지면서 다음 경기에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아마 다음 등판(시범경기) 때는 65구 정도 던질 것 같다"고 했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날씨가 쌀쌀해서 라이브피칭이나 불펜투구 때보다 제구가 조금 흔들렸다"면서도 "구속이 최고 144㎞ 정도 나왔다. 경기 더 하고, 정규시즌 긴장감 올라가면 140㎞대 중반은 때릴 것 같다"며 호평했다.
류현진은 몸에 이상이 없다면 4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공식전은 아니지만 12년만의 복귀전이었다. 이번 겨울 자신의 첫 실전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똑같았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전부터 '류현진의 공을 쳐보고 싶다. 상대팀으로 가겠다'며 벼르던 채은성에게 내준 선두타자 2루타가 실점의 빌미였다.
류현진은 "채은성 안 봐주네"라며 투덜댄 뒤 "역시 좋은 타자다. 재미있었다. 같이 잘해야하는 입장이라 경쟁보다는 훈련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시스템)가 적용돼 중계된 첫 사례였다.
류현진은 전반적인 볼 판정에 대해 "좌우폭이 딱히 넓게 느껴지진 않았다. 공 1개 정도 빼곤 대부분 생각했던 대로 콜이 나왔다. 스트라이크 받을 만한 공이 받았다"고 했다.
류현진이 말한 '1구'는 언제였을까. 2회초 채은성의 2루타에 이은 폭투로 1사 3루가 된 상황, 하주석에게 과감하게 던진 한가운데 낮은쪽 체인지업이 절묘하게 존 끄트머리를 찔렀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는 불리지 않았다. 결국 하주석이 볼넷, 이재원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결승점을 내줬다. 천하의 류현진이 순간 아쉬운 표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피치클락에 대해서는 "주자가 없을 때는 문제 없는데, 있을때는 피치컵(사인을 교환하는 무전기기 없이는 어려울 것 같다. 허구연 총재님꼐도 똑같이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돌아다니다보면 팬들이 많이 반겨주셔서 감사하다. 잘 들어왔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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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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