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영광스런 자리였는데, 만족스럽지 않다. 내가 너무 부족했다."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너무나 특별했던 대선배 류현진과 나란히 선 순간, 스스로의 기량에 만족하지 못했다.
문동주는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에 선발등판, 3이닝 동안 2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다. 그래도 실점없이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맞상대한 류현진은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7이닝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문동주가 속한 오렌지(원정)팀이 화이트(홈)팀을 3대0으로 격파함에 따라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채은성이 류현진 상대로 2루타로 출루한 뒤 폭투에 이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7회에는 쐐기 투런포까지 쏘아올렸다. 문동주의 투구이닝은 3이닝이었지만, 규정과 무관하게 나누자면 승리투수였다고 볼 수 있다.
1회초 1사에서 페라자에게 2루타,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3루 위기에 직면했지만 실점 없이 막아냈다.
2회말에는 무사에 최재훈에게 2루타, 이도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황영묵을 2루 땅볼로 잡아 1사 1,3루. 여기서 이상혁의 중견수 쪽 짧은 뜬공 때 최재훈이 홈으로 파고들지 못했고, 다음타자 장규현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최인호(중견수 뜬공) 페라자(2루수 뜬공) 안치홍(삼진)을 상대로 3자 범퇴.
다만 직구 최고 구속이 148㎞에 그쳤다. 지난해 최고 160㎞까지 보여준 문동주가 이번 스프링캠프 통틀어 150㎞를 한번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구속 뿐 아니라 구위나 제구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동주는 한번 살펴봐야겠다. 던지는 모습이 정상적인 컨디션 같지 않았다. 공 구위도 제구도.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한번 점검해봐야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과의 맞대결이라는 영광스런 자리가 주어졌는데, 내가 너무 부족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면서 "날씨가 춥긴 했는데, 류현진 선배님이 잘 던져서 날씨 핑계도 못댄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던지시는 걸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역시 다르다. 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였다."
'결과적으로 승투 아니냐'는 말에도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피칭 내용으로 봤을 때 제가 진 것"이라며 "시즌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개막 후에 이런 모습이 나왔으면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다. 경각심을 갖게 된 계기"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이날 첫 경험한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에 대해서는 "큰 차이 없었다. 투수나 타자나 공정해졌다는 느낌이 중요하지 않을까. 집중이 잘 될 것 같다. ABS보다 피치클락이 좀더 민감했다.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문동주는 "날씨가 많이 추워 구속이 잘 올라오지 않고 있다. 걱정하진 않는다. 신경써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팀 코리아' 대표팀에 뽑혀 메이저리거들과 맞붙게 됐다. 문동주는 "언제 그런 기회가 올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나라는 선수를 많이 알리고 싶다"면서 "어릴 때부터 오타니를 좋아했다. 한번 상대해보고 싶다.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류현진 선배님은 큰 무대에서도 엄청난 성적을 낸 분이다. 경기 준비하는 모습도 나와는 달랐고, 몸관리도 정말 철저해보였다. 그 노하우를 많이 배우고 싶다."
문동주는 '혹시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라는 말에 "아직 없다. 좀더 친해져보겠다"며 웃었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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