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에 와서 야구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좀 더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LG 트윈스의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다. 언제나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다. 상대팀 선수를 만나면 분명히 처음 만날텐데도 옆집 이웃을 만나는 듯 웃으며 말을 걸고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에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한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항상 유쾌하다. 농담도 잘하고 취재진의 농담도 잘 받아준다. 그러면서도 꽤 솔직하게, 진심어린 대답을 해주는 편이다.
오스틴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뛰 엄청나게 빠르게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한국시리즈가 11월 13일에 끝났는데 불과 나흘만인 11월 17일에 재계약이 발표됐다. 지난해 총액 7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했던 오스틴은 올해는 두배 가까운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정규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163안타(4위), 23홈런(3위), 95타점(3위),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한 오스틴은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LG의 우승 일등 공신이 됐다. LG 외국인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타자 저주'에 걸려 우승을 아쉽게 놓쳤던 LG에겐 오스틴이 그야말로 '효자'였고, '복덩이'였다.
당연히 LG는 재계약을 추진하지만 오스틴은 돌아볼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두들긴다거나 일본 무대를 알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흘만에 계약을 했다는 것은 그는 처음부터 LG와의 재계약을 생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그가 LG와 빠르게 재계약한 이유를 물었다.
웃으며 대답을 해온 오스틴은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오스틴은 "어릴 때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꿈을 키우며 야구를 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 가면서 자리 싸움을 하다 보니 내가 무엇 때문에 야구를 했었나라는 생각에 점점 막연해 지고 있었다"라며 한국에 오기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고 했다. 오스틴은 이어 "마침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의 야구 환경이라든가 응원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되살아나게 됐고, 여기 야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정에 대해서도 말했다. 오스틴은 "팬들 뿐만 아니라 우리 팀의 코칭스태프, 선수들, 징원들이 모두 잘해줘서 너무나 내 가슴 깊이 와닿았다"라며 "야구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여기서 좀 더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계약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한국에 온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한국에 적응을 했다. 지난 4일 입국할 땐 공항에 온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예절을 갖추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미국 한식당에 쌈장이 없어서 너무 그리웠다며 한국에 오자마자 고깃집에 가서 쌈장에 실컷 찍어먹었다고 말하며 즐거워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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