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참 좋은 선수를 데리고 온 것 같아요."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포수 이지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입꼬리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합류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해 그곳에서 첫 FA 계약도 하고 승승장구하던 이지영은 3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팀내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키움이 신인 포수 김동헌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출장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이지영 스스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경기를 나갈 수 있다는 행복감이 얼마나 절실하고 소중한지를 깨달은 시즌이었다.
2023시즌을 마친 후 두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FA 등급제 기준 B등급이라 이적이 쉽지 않았다. 깊은 고민 끝에 히어로즈 구단의 동의를 얻어 사실상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SSG에 이적하게 됐다.
이지영은 SSG 합류 이후 첫 캠프를 소화했다. 미국에서 대만으로 이어지는 1,2차 캠프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포수가 이지영이었다. 미국에서부터 차분하게 몸을 만들며 베테랑 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숭용 감독도 "지영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안정감있고 좋은 포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지영을 두고, '큰그림'도 그리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이지영의 진가를 알아보고, 현역 은퇴 이후까지도 염두에 둔 활용 가치를 파악했다. 1986년생인 이지영은 이제 곧 40대에 접어든다. 포수 수비로 풀타임을 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1군 엔트리에 없을 때도 1군과 동행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감독이 이지영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부분들을 봤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숭용 감독은 "풀타임은 어렵다고 봤을때 2~3번은 엔트리에서 빠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빠지더라도 1군에서 계속 할 수 있게, 어린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고 싶다. 성향도 좋고, 이지영은 참 보면 볼 수록 괜찮은 선수인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구단과도 이지영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지영이 현역에서 은퇴한 후 프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면, 기회를 줄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좋은 고참 선수들이 코치가 되면, 그 팀은 더 탄탄해질 수 있다. 그렇게 자꾸 키워줘야 선수들도 팀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게 되고, 팀에서 잘하면 이렇게 대우를 받게 되는구나 하는 인식을 자꾸 가질 수 있게끔 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유니폼까지 입었던 이지영이지만, 개막 이후 그는 선수 생활 지속 가능성에 대한 큰 위기를 정통으로 맞았었다.
하지만 안정감있는 베테랑 포수가 절실했던 SSG와 인연이 닿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SSG는 김민식,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에 신인 김규민까지 재능있는 포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지영의 역할이 경기 외적으로도 중요한데, 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코칭스태프는 가지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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