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경기에 나가지 말라고 해도 나가려고 했는데..."
이심전심일 걸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이미 선수들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모양새다.
KIA는 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한화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등판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류현진은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을 소화했으나, 올 시즌 맞붙을 상대팀과의 경기 등판은 KIA전이 처음이다. 소식을 접한 이 감독은 "오히려 잘됐다. 초반에 우리 팀 경기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 아닌다.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IA 주장 나성범도 비슷한 생각을 드러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류현진을 상대하게 되는 나성범은 "좋은 경험이라고 본다. 시즌을 치르며 언젠가는 만나야 할 투수"라며 "시범경기에서 먼저 만나 상대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전에 류현진 선배가 등판할 거라는 소식을 접한 뒤 팀에서 말려도 타석에 서려고 했다"며 "마침 감독님도 베스트 라인업을 내시겠다고 하더라.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 중 타격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이 감독. 이런 팀의 결정을 누구보다 반겼던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차기 감독 선임 단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기사가 나왔고, 여러 후보가 거론됐다. 솔직히 우리 팀 선수들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독님은 코치 시절 때도 힘들 때일수록 다가갔던 분이다. 타격적인 면이나 심적으로도 굉장히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지도자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되신 게 정말 좋았다. 주장 입장에서 감독님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잘 됐다'는 이야기만 나왔다"고 밝혔다. "캠프지에선 타격 코치로 계속 계셨고, 감독 선임 뒤에도 크게 실감이 안났는데 시간이 흘러 오늘 취임식까지 하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고 말한 나성범은 "지나갈 때 농담도 해주시고, 코치 시절부터 항상 편하게 해주셨다. 직위만 바뀌었을 뿐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잘 모실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코치님'이라 부를까봐 걱정은 하고 있다. 캠프 중 몇 번 실수를 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웃음꽃 피는 야구'를 테마로 밝혔다. 밝은 분위기 속에 최상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겠다는 포부. 이에 대해 나성범은 "선수들의 자율을 보장해준다는 것은 그에 맞게 잘 준비하라는 뜻"이라며 "감독님이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신다. 그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사생활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년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하지만, 올해만큼은 정말 다치지 않고 감독님께 우승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취임 첫 해에 정말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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