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류현진의 한국 복귀 소식이 알려졌을 때, 야구계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투수가 KBO리그에, 그것도 신인 시절부터 함께했던 친정팀에 복귀한다는 자체로 엄청난 이슈 메이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반대로 "선수 한명으로 얼마나 큰 효과가 있겠나"하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30대 후반인 류현진이 전성기를 지나 한국에 돌아온만큼, 초반을 제외하면 '반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직 총평을 하기는 섣부르다. 류현진의 복귀로 인한 한화 이글스가 얻은 실질적 효과와 KBO리그 전체에 미친 영향은 올해, 내년, 내후년 시간이 쌓이면서 점점 더 명확해질 것이다. 하지만 실제 체감하는 효과는 단 한경기만에 냉소적 시선들을 비웃듯 증명됐다.
시범경기 관중이 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9일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첫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1만2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시범경기는 주중에는 무료, 주말에는 유료로 운영된다. 이날 대전 경기도 유료 관중 입장을 허용했는데, 오히려 1만2000석의 관중석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경기 시작 훨씬 전부터 야구장 주변이 인산인해였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그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화는 이런 기대에 응답하듯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6대2 완승을 거뒀다.
분명 '괴물' 류현진의 복귀 효과는 맞다. 한화팬들, 특히 지난 수년간 반복된 저조한 팀 성적으로 인해 '샤이' 한화팬들이 많았다. 충청도를 연고로하는 만큼 연고 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도 충성심 높은 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인기팀이지만, 이런 인기를 체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적극적인 전력 보강과 류현진 복귀 효과가 더해지면서, 초반 한화가 흥행 열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매일 야구 관련 뉴스 조회수를 검색해봐도, 한화 특히 류현진과 관련한 소식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로서는 구장 크기가 아쉽게까지 느껴지는 분위기다. 현재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대전구장은 전국 프로 구단의 홈인 9개 구장 중 가장 시설이 낙후됐고, 관중석 숫자도 적다. 1년 후인 2025시즌부터 약 2만석 규모의 베이스볼드림파크로 홈 구장을 옮길 예정이라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시즌권 판매 속도나 광고 '완판' 등 흥행 호재를 알리는 소식들이 속속 전해지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올 시즌 한화는 정규 시즌 개막을 하기 전부터 긍정적인 기류를 탔다고 볼 수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이는 단순히 한화를 넘어 리그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엄청나다. 시범경기 첫날 대전 만원 관중에 이어 수원에서 열린 LG 트윈스-KT 위즈 경기는 7537명, 창원 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전은 6710명, 부산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전은 9483명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불가피하게 이천 2군 구장에서 시범경기 스타트를 끊은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의 경기마저 450명이 찾았다.
이천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들은 시범경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관중수를 기록했다. 오히려 지난해 정규 시즌 평일 경기보다 많은 관중이 들어찬 구장들도 다수다. 토요일 낮에 치러진 것을 감안해도 기대 이상의 흥행이다. 지난해 시범경기 평균 관중이 2527명이었는데, 9일 5개 구장 평균 관중은 7236명에 달했다.
메이저리그가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본 피치클락 도입, 반대로 메이저리그마저 주저하는 ABS 도입 등 KBO리그는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런 급진적인 변화에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단 하나. 더 많은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올드하다'는 걸림돌이 프로야구가 싸워야 할 난적인데, 어떤 방식으로든 팬들의 관심을 끌어오면서 화제성을 최대한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류현진 복귀로 초반 흥행 기류는 심상치가 않다. 이제 앞으로 이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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