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9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루수' 이우성(30)을 9번 타순에 배치했다. 이우성은 지난해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으나 126경기 타율 3할1리(355타수 107안타) 8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0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선수. 외야수로 뛰면서 중장거리 타구 생산에 재능을 보였으나, 스피드보다는 단단함에 초점이 맞춰진 타자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지난해 9번 타순에 섰던 최원준을 2번으로 올리고, 박찬호에게 리드오프를 맡기면서 김도영을 3번 타순으로 이동시켰다. 중심 타선에 배치됐던 맏형 최형우가 6번, 그 뒤에 김선빈이 섰다. 이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에 가깝다. 올 시즌 이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유 있는 타순 변화다.
이 감독은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2사 후 나성범이 장타를 치는 장면"이었다며 "나성범을 4번에 배치하면 (2회) 무사에서 찬스를 만들 수도 있고, (상위 타자 출루시엔) 득점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최형우가 6번에 들어가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며 "소크라테스는 최형우가 6번에 서면 (중심타자로)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최형우 입장에선 에버리지가 높은 김선빈이 뒤에 받치고 있다면 부담 감소 등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6~7번 타순에서 찬스가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에버리지 높은 타자가 7번에 배치돼 해결해주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며 "8번에서 공격이 끊기더라도 9번에서 시작해 상위 타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4번, 7번 타순이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9일 NC와의 시범경기 첫판에서 이 감독이 짚은 포인트는 적중했다.
6번에 배치된 최형우는 NC 이재학을 상대로 1사후 우월 솔로포를 치면서 선취점을 안겼다. 2사후 8번 한준수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면서 이어진 9번 타순. 이우성은 이재학의 초구를 받아쳐 좌월 투런포로 연결하면서 상위 타순의 징검다리 역할 뿐만 아니라 해결 능력까지 선보였다. 앞서 호투하던 이재학은 홈런 두 방을 내준 뒤 급격히 흔들리며 박찬호 최원준에 연속 볼넷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 감독이 바랐던 공격력 극대화가 현실이 되는 모습이었다.
KIA 타선은 KBO리그 최강급으로 꼽혔지만, 그 폭발력엔 기복이 있었던 게 사실. 타격 코치 시절 경험을 토대로 첫 선을 보인 '꽃감독 라인업'이 앞으로 몰고 올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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