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역시 미국물을 먹어야 잘한다. 아니, 추신수는 좀 그렇다 하던데…"
새 시즌을 앞둔 SSG 랜더스 선수단. 야구에 앞서 올해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더그아웃에서의 인사를 '굿모닝!'으로 통일하라는 것.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숭용 SSG 감독의 제안이다.
SSG는 지난 겨울 뜻하지 않은 파문에 휘말렸다. 2022년 한국 프로야구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던 김원형 감독이 지난해 최종 3위에도 불구하고 경질됐다. 김성용 단장도 팀을 떠났다.
대신 SSG 사령탑으로 부임한 사람이 이숭용 감독이다. 선수 시절 '숭캡'으로 불리며 팀을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터. 준비된 감독으로 불리기도 했던 그가 KT 위즈 단장과 육성총괄을 거쳐 SSG에선 지휘봉을 잡게 됐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브리핑 중인 이숭용 감독을 향해 김광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인사를 건넸다. "굿모닝!"
이숭용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선수단과 빠르게 친해졌다. 그 매개체가 바로 인사였다.
"모자 벗으면서 인사하지 말라고 했다. (추)신수도 못하겠다고 하더라. 어떤 선수는 '굿모닝입니다'라고 하더라. 이제 선수들이 굿모닝!은 기본이고 '하우 아 유(How are you)'도 한다. 야구는 재미 있게 해야한다. 그래야 팬들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내 야구 지론이다."
이숭용 감독은 이런 문화를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수직적인 것보다 수평적인 문화가 좋다. 난 가만히 있는데, 다들 '이숭용'이라고 하면 무섭게만 생각하더라. 올시즌 한번 두고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사람은 오태곤이다. 하재훈, 김성현이 뒤를 따랐다. 지금은 김광현의 굿모닝이 가장 스스럼없이 자연스럽다. 이숭용 감독은 "역시 미국물을 먹어야 한다"며 웃었다.
하지만 평생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정작 여전히 쉽지 않다. 42세 노장은 '감독님께 굿모닝 잘하시나'라는 물음에 "아니, 어떻게 감독님한테…"라며 난감해 했다.
"미국에서야 감독이고 단장이고 헤이, 누구! 이렇게 이름으로 불렀는데, 한국에선 어떻게…쉽지 않은 것 같다."
이숭용 감독은 이번 시범경기에 대해 '실패해도 좋으니 적극적인 시도'를 강조했다. 그것이 팀의 내실을 다지는 첫걸음이라는 것. 작전도 최대한 많이 써볼 예정이다.
"감독 어려운 자리인 거 선수들도 다 안다. 서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냉정할 땐 냉정해져야 하는 자리다. 언제나 심사숙고 해야한다."
정작 다른 스포츠의 감독과 달리 야구 감독은 유니폼을 입는다. 함께 호흡하는 팀의 일원이라는 뜻이다. 이숭용 감독은 "유니폼 입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걸 느껴야한다. 야구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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