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언제 나가야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고졸 신인 투수의 파격적 실전 데뷔였다. 그런데 그 뒤에는 '좌충우돌'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있었다.
KT는 기분 좋게 주말을 마무리했다.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서 3대2로 승리, 시범경기 첫 승을 따냈다. 같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LG 트윈스와 1승1패로 첫 대결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신인 선발 원상현의 발굴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선발된 원상현은 LG전 선발로 등판, 프로 첫 실전을 치렀다. 결과는 어땠을까. 3이닝 무실점. 삼진을 5개나 잡았다. 안타 4개,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마쳤으니 대성공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원상현의 좋은 구위를 눈여겨보고 5선발 후보로 낙점했다. 그리고 첫 시험대. 최강타선 LG로 무실점 투구를 했으니 이 감독의 눈에 원상현이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야구 대선배' 이 감독을 웃게 한 건 따로 있었다. 이 감독은 11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경기 시작 5분 전인데 손이 벌뻘 떨리더라. 얼마나 긴장을 했겠느냐"며 어린 선수가 느꼈을 심경을 대변했다. 시범경기지만, 프로 첫 실전이고 1군 생존을 위한 중요 무대였으며 상대가 LG였다. 주말이라 팬들도 많이 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좌충우돌' 스토리는 또 있었다. 이 감독은 "경기 시작 전인에 언제 마운드에 나가야 하느냐고 묻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프로 경기는 경기 전 선수 소개 등이 진행될 때 선발 투수가 자유롭게 그라운드에 나가 연습 투구를 하고, 자신의 루틴을 점검한다. 딱 시간이 정해진 건 없다. 선수마다 나가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 프로는 모든 게 처음이라, 이마저도 조심스러웠나보다. 이 감독이 "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해주자 걱정이 됐는지, 주전포수 장성우에게 가서 또 물어보더란다. 이 감독의 긴장을 풀어주는 '귀여운' 에피소드였다.
원상현은 1회 긴장을 했는지,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다 홍창기에게 2루타를 맞고 김현수,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오지환과 박동원 강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3번 김현수를 상대할 때까지 던진 9개가 모두 직구였다. 포수 장성우가 원상현을 안심시켰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던지면서부터 안정을 찾았다. 특히 오지환을 삼진 처리한 마지막 슬라이더는 장성우가 "이런 공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인데 삼진 잡고 좋아하더라. 그만큼 긴장을 했다는 뜻"이라며 다시 한 번 웃었다.
이 감독은 원상현의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30~40개 던지면 힘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힘이 실려있더라. 변화구 던지는 능력을 선천적으로 갖춘 것 같다. 캠프에서 슬라이더 그립만 바꿔줬는데, 공이 훨씬 좋아지더라. 커브도 좋다"고 말하며 "아직 확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김민과 함께 5선발 경쟁을 계속 펼칠 것이다. 기회를 주면, 힘이 떨어질 때까지 해보게 하려 한다. 그래야 선수가 마음의 안정을 얻고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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