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광현은 마음대로 하게 했습니다. 그 정도 '급'이 되는 선수잖아요."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이날 SSG의 선발은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였다. 그런데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깜짝 발표를 했다. 이 감독은 "김광현이 오늘 경기에서 던진다"고 했다.
SSG의 에이스 김광현은 12일 KT와의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각 팀 개막전 선발 투수들이 11일 또는 12일 시범경기에 나가는 로테이션. KT도 에이스 쿠에바스가 이날 선발로 나서 4이닝을 던졌다. 한화 이글스는 개막전 선발로 나설 예정인 류현진을 12일 경기에 맞췄다.
그런데 왜 갑자기 김광현의 등판을 하루 앞당긴 것이었을까. 12일 비 예보 때문이었다. 시범경기는 13일 휴식일이다. 12일에 던지지 못하면, 등판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개막전 선발 후보인 선수들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12일 비 예보다.
이에 SSG가 선수를 친 것이다. 이 감독은 "배영수 투수코치가 등판을 앞당기는 걸 추천했다. 김광현 본인과 상의를 해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고 했다. 그래서 SSG는 원래 선발 포수이던 조형우를 대신해 경기 전 급하게 이지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김광현과 이지영이 호흡을 맞춰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급박하게 내려진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김광현은 이날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2안타 2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50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구속은 145km를 찍었다. 순조롭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알렸다.
재밌는 건 이 감독의 '파격' 김광현 관리법이다. 이 감독은 SSG 감독으로 새롭게 부임한 후 틀에 구애 받지 않는 소통 방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감독은 "김광현은 시작부터 '전권'을 줬다. 로테이션, 투구수 등 모든 관리를 알아서 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개막전 등판 여부도 "광현이에게 물어보시면 된다. 100% 확정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이 것도 광현이에게 맡겨놨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광현이 뿐 아니라 추신수와 최정은 이런 대우를 받을, 급이 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스스로 관리를 하는 게 본인들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프런트, 벤치의 존중과 대우를 이 감독이 SSG에서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광현도 이에 화답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후 "숨기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 개막전에 나갈 것이다. 거기에 맞춰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개막전은 내가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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