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177일 만에 대전 마운드에 돌아온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했다. 총 투구 수 62개.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8년 총액 170억원 조건으로 친정팀 한화와 계약한 류현진이 대전 구장 마운드에 선 것은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177일 만이다.
평일임에도 1, 3루 내야 좌석을 가득 채운 홈 팬들 앞에 선 그는 비록 1실점을 기록했으나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이닝-투구 수를 4이닝 60개로 맞추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 비가 예보돼 등판 여부가 유동적이었으나,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첫 등판이 성사됐다.
큰 박수 속에 1회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이우성과 8구째 승부에서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김도영에 뿌린 초구가 중견수로 향하는 적시타가 되면서 첫 실점했다. 이후 류현진은 나성범을 2루수 뜬공, 소크라테스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첫 이닝을 마무리 했다.
한화 타선이 KIA 선발진의 제구 불안을 틈타 타자 일순하며 9점을 뽑아낸 가운데, 류현진은 넉넉한 점수 차를 안고 2회 마운드에 올랐다. 최형우에 몸쪽 높은 공으로 첫 삼진을 뽑아냈다. 김선빈을 3루수 땅볼 처리한 뒤 한준수의 타구에 왼쪽 발등 부분을 맞는 철렁한 순간도 경험했다. 곧 벤치에 '괜찮다'는 사인을 보낸 류현진은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3회 들어 류현진은 템포를 찾으며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이날 첫 안타를 내준 이우성을 삼진으로 잡고, 김도영 까지 2루수 직선타 처리하면서 첫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전광판에 찍힌 직구 최고 구속은 145㎞였다.
4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나성범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채은성이 공을 놓쳤고, 그 사이 나성범이 2루까지 뛰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후속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상대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 3개를 잇달아 뿌려 3구 삼진을 잡아내는 '컨트롤 아티스트'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최형우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진루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뒤엔 김선빈이 친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았으나 공을 잡아 1루로 연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자칫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장면. 하지만 류현진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 허벅지를 문지르면서도 김선빈을 가리키며 재밌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 마운드에서의 첫 실전은 만족과 즐거움, 환호로 채워졌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내놓은 투구분석표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4㎞, 최고 구속은 148㎞였다. 커브(112~117㎞), 체인지업(128~131㎞), 커터(138~139㎞) 등 다양한 구종을 실험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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