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성공은 모두 아내 덕분입니다"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있을까. 긴 무명 시간을 견뎌낸 남자 배우들이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원군으로 곁을 지켜 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실판 평강-온달 부부들을 소개한다.
최근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한국 배우 최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유태오는 1981년생으로 유학생 신분이던 지난 2006년 11살 연상이던 사진작가 아내 니키 리와 결혼했다.
그의 아내인 니키 리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서 북미지역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태오는 이미 예술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니키 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긴 무명 시절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니키 리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제가 돈 번 거는 10년 간 남편 뒷바라지하면서 다 썼다. 무명 생활이 길었다. 그럼에도 유태오의 '소년미'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했다"고 전했다.
유태오 역시 최근 '유퀴즈'에 출연해 "통장에 0원도 떠 본 적이 있었다. 너무 미안해서 '나는 영원히 돈 못 버는 배우일 수도 있어'라고 했는데 니키는 편하게 '당연하지. 여보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마음 아프지만 열심히 하자'라고 했다"며 아내와의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이후 유태오는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갔고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남우조연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으나 니키 리는 자신의 개인 계정에 "첫 번째 오스카로 기억할게. 이제 시작이네. 축하해"라며 변함없이 든든한 지원군 면모를 보였다.
배우 류승룡도 내조여왕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유퀴즈'에서 류승룡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대극장 무대 세트는 물론 실내 인테리어, 자동차 세차, 도로 아스팔트 공사 등 다양한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힘든 생활 가운데서도 연기의 꿈을 잃지 않게 해 준 것은 아내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는 류승룡에게 '돈은 내가 벌 테니 하고 싶은 연기 해'라며 응원했다고 전했다. 42살의 나이로 '최종병기 활'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된 류승룡은 다시금 이어진 흥행 부진에 시련을 겪어야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내가 힘이 돼줬다고. 류승룡은 "4년 간 힘들고 축 쳐지더라. 그런데 아내가 '껌껌하지만 이게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 생각해. 내가 장담할게. 걱정하지 마라'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배우 진선규 역시 13년 간의 무명 시절을 견뎌낸 일화로 유명하다.
진선규는 한 예능 프로에서 "무명일 때 결혼하고 모든 카드가 끊기고 쌀이 없고 쌀 살 돈도 없을 때 가장으로서 무게를 느꼈다"면서 "그런데 아내가 '괜찮다. 지인한테 쌀 좀 달라고 해'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해줬다. 한 우물만 판다는 심정으로 연기를 열심히 했다. 아내가 저보다 더 대인배"라면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의 아내 박보경 역시 진선규와 함께 극단 생활을 ?던 배우였지만 진선규의 연기 생활을 위해 연기 생활을 잠시 내려놨었다. 최근 박보경은 10년 간의 경력 단절을 딛고 연기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1985년 연극무대를 통해 데뷔한 '천만 배우' 이성민도 긴 무명 생활로 아내를 힘들게 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성민은 한 예능 프로에서 "결혼하고 아내를 힘들게 했었다. 연극할 당시 수입이 없었고, 아내의 아르바이트비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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