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 나는 막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14일 잠실구장. 이날 두산의 선발은 '토종 에이스' 곽빈이었다. 올해는 시범경기 수가 부족하고, 개막이 빨라 선수들이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날은 곽빈의 첫 시범경기이자, 사실상 마지막 시범경기였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오늘 곽빈의 투구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몸 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서울시리즈'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역사적 공식 개막전이 20, 21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다. 양팀은 본경기 2연전을 앞두고 국내팀들과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팀 코리아'는 17, 18일에 거쳐 두 팀과 경기를 한다.
젊고 야구 잘하는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이상 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다저스)와 같은 세계적 스타들과 직접 겨뤄볼 수 있는 기회다. 메이저리그 진출 꿈이 있는 선수들은 더욱 의욕이 불탄다. 감독, 코치, 관계자들 앞 사실상 '쇼케이스' 무대다.
곽빈도 '팀 코리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일정상 14일 KIA전을 던지고 이틀 휴식 후 17일 샌디에이고전 등판은 무리다. 아무리 투구수를 줄여도 3일은 쉬어야 해 다저스전 등판이 유력하다. 그리고 23일 곧바로 리그가 개막을 하기에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투구수 관리 등을 받아야 한다.
이 감독은 "우리 팀도 중요하고, 대표팀도 당연히 중요하다. 그 부분을 보면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하며 "나도 대표팀 류중일 감독님과 통화를 했고, 조웅천 투수코치도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팀에 최대한 공헌해야 하겠지만, 우리 팀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도 말씀을 드렸다. 시즌 준비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감독들은 중요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서울시리즈 일정이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한다. 또, 의욕 넘치는 선수들이 개막보다 서울시리즈 경기에 '올인'해 준비를 하는 인상을 주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영원한 국가대표' 이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 감독은 "나도 국가대표를 오래 해봤지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야구를 하는 건 다르다. 다른팀 선후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것들을 깨우칠 수 있는 기회다. 선수들도 소속팀, 대표팀 모두에서 잘하고 싶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를 막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부상 없이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라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선수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곽빈은 이날 2회 투구를 하다 이닝을 마치지 않고 박신지와 교체됐다. 1⅔이닝만 소화했다. 투구수 27개. 30개 이내에서 끊겠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직구 최고구속은 151km를 찍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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