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태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한텐 태국이 좀 더 잘 맞는 것 같다(웃음)"
1주일 전의 악몽을 지우고 나선 대회, 첫 날부터 성과가 나왔다.
김희지(23)는 15일(이하 한국시각) 태국 푸껫의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파72·6491야드)에서 펼쳐질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65만달러, 약 8억5000만원) 첫날 버디만 5개를 잡으면서 6언더파 66타, 1위(오후 5시 현재)를 달리고 있다. 최고기온 33도, 체감온도 39도의 폭염 속에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김희지는 4~5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기분좋게 출발했고, 9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면서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엔 11번홀(파5) 버디에 이어 12~13번홀(이상 파4)에서도 버디를 낚으면서 쾌조의 샷감을 자랑했다.
김희지는 지난 주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7오버파 295타로 공동 64위에 그쳤다. 첫날 3오버파 부진을 딛고 이튿날 2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컷 통과에 성공했고, 3라운드 이븐파로 반등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더블보기만 3번을 기록하면서 6오버파로 무너져 결국 순위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태국에선 실수 없이 코스를 공략하면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희지는 "지난 주엔 샷이 많이 안됐고 잘 안풀렸다. 전지훈련 때 열심히 했던 게 아직 안 나오나 걱정이 많았다. 태국에서 샷을 교정하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자'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에선 계속 실수가 나오면서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렸는데, 오히려 그렇게 치면서 마지막에 '자신감을 갖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를 두고는 "티샷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티샷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딱히 러프로 갈 일도 없었고, 그린을 놓치거나 할 일이 없었다"며 "정해진 대로, 자신 있게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웃었다.
7년 전부터 필리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글릿지 골프&컨트리클럽 후원을 받으면서 동계훈련을 해오고 있는 김희지는 "작년엔 샷을 할 때마다 걱정이 굉장히 많았다. 올해부턴 그런 마음을 갖지 않고 '그냥 이대로만 치자'라는 생각을 하는 데 집중했다"며 "루키 때는 자신 있게 쳤는데, 이후 안된다고만 생각 하다 보니 실질적인 내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내는 여전히 봄을 기다리는 쌀쌀한 날씨지만 태국은 여름의 절정인 시기. 이번 대회 역시 코스 공략과 더불어 체력과의 싸움이 변수다. 김희지는 "더우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대회 코스가 실수가 나오면 스코어를 크게 잃을 수 있는 곳"이라며 "만약 실수가 나오더라도 덤덤하게 생각하며 다음 샷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푸껫(태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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