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또 비 예보가 있네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준비 기간 동안 '비' 때문에 벌써 두 차례나 마음을 졸였다.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첫 라이브피칭을 할 예정이었지만, 비로 인해 하루가 밀렸다. 2일에도 비가 내렸다면 스케쥴 전반을 바꿔야 했다. 다행히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라이브 피칭 2시간 정도를 앞두고 그쳤고 류현진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라이브피칭에서 류현진은 총 65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39㎞에 그쳤지만, 타자의 방망이를 부러트릴 정도로 힘이 있었다.
지난 7일 첫 청백전에서 46개의 공을 던졌던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KIA전 역시 경기 개시가 불투명했다. 기상청 예보로는 오후 내내 비가 내린다고 했다. 그러나 점점 비 예보는 뒤로 밀렸고, 결국 8회까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류현진이 피칭을 점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총 62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3안타 3탈삼진 무4사구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직구(29개)와 함께 컷패스트볼(10개) 커브(11개) 체인지업(12개) 등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가 나왔다. 평균 구속은 144㎞를 기록했다.
1회초 1사 후 이우성의 2루타와 김도영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줬지만, 2회부터 4회까지 실점을 하지 않으며 마운드를 지켰다.
이닝 내내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보더 라인에 걸치는 제구력을 뽐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최재훈은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와서 정말 편하게 잡았다"고 이야기할 정도. 최원호 한화 감독도 "나도 투수 출신이지만, 확실히 류현진이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 류현진의 피칭을 가까이에서 본 게 올해 처음인데 제구력이 뛰어났다. 아무래도 감각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될텐데 확실히 클라스가 다르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또한 이강철 KT 감독도 "정말 스트라이크존에 일정하게 공을 던지더라. 정말 좋더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제구력도 제구력이었지만, 이날 류현진은 '구속'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최고 148㎞의 공은 류현진 자신도 "(구속이)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최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직구도 좋았고, 특히 구속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으니 좋았다"라며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142㎞ 정도는 나왔다. 라이브피칭을 할 때 139㎞ 정도 나와서 최소한 (지난해) 정도는 나올 거라고 봤다. 시즌 초반에 긴장도가 올라가니 140㎞ 중반까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시범경기 때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어 "정식 경기에서는 어느정도 나올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류현진 역시 "생각보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몇 개 안 좋게 들어간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첫 일정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약 80개 정도의 투구수로 정규시즌 개막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많아도 100개는 넘기지 않는다는 생각. 최 감독은 "100개까지는 안될 거 같다. 현진이도 수술하고 재활해서 지난해에 후반기에 왔다. 이제 제대로 된 시즌이 처음"이라며 "1차적으로는 4월까지는 100개 안쪽으로 던지도록 할 예정이다. 또 상황에 따라서 상황을 보려고 한다. 100개를 넘긴다고 해도 100개 넘어가는 기점에서 마지막 타자로 정도해서 끊어야 한다. 정규시즌 30경기에 나와야 하니 5이닝만 잘 막아도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의 시간이다.
날씨는 이번에도 류현진의 등판을 도와주는 듯 하다. 최 감독은 "17일에 비소식이 있다. 하필 비가 앞뒤에는 없고, 17일에만 있다. 그 경기가 끝나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거 같다"라며 "5회까지라도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17일 부산의 비예보가 사라졌다. 개막전 준비도 순조롭게 이뤄지게 됐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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