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히팅존에 들어온 공, 여지는 없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짜릿한 손맛을 봤다. 소크라테스는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6회초 2사 1, 2루에서 두산 김호준을 상대로 우월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2B에서 들어온 142㎞ 몸쪽 높은 코스 직구에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는 스탠드 중간에 꽂혔다.
그동안의 갈증을 씻어낸 아치였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9일 창원 NC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를 터뜨린 뒤 11타석 동안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 2개를 골라낸 반면, 삼진 4개를 당하며 부진했다. 15일 두산전에서도 앞선 두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으나, 아치를 그리면서 무안타 부진에서 탈출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 속에 '두루치기 세리머니'까지 마친 소크라테스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2022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소크라테스는 올해로 KBO리그 3년차다. 입단 첫해엔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을 기록하며 팀의 가을야구행에 기여했다. 지난 시즌 기록은 142경기 타율 2할8푼5리(547타수 156안타) 20홈런 96타점, OPS 0.807. 출전 경기 수가 늘어났으나 안타, OPS가 하락한 게 아쉬웠다.
KIA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소크라테스를 5번 타순에 배치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소크라테스의 타순은 5번에 고정돼 있다. 출루와 장타 생산 모두 가능한 그의 능력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그동안 출루에 집중하는 스윙이 많았다. 하지만 장타 생산 능력도 뛰어난 선수"라며 "올 시즌을 앞두고 '5번 다운 스윙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컨디션을 잘 조율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3년차 계약을 달성한 외국인 타자는 브렛 필과 소크라테스 둘 뿐이다. 2014~2016시즌 KIA에서 뛰었던 필은 3시즌 연속 3할 및 100안타, 두 자릿수 홈런과 8할대 OPS를 유지했다. 통산 타율 3할1푼6리, 통산 OPS 0.883. 하지만 역대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중 가장 큰 임팩트를 남긴 건 2017년 V11에 일조했던 로저 버나디나다. 버나디나는 2018년까지 두 시즌 간 KIA에서 활약했으나, 3년차 재계약에는 닿지 못했다.
KIA도 올 시즌 소크라테스와의 협상을 두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 지표 면에서 입단 첫 해보다 다소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그동안 팀내에서 보여준 성실함과 의지에 높은 점수를 줬다. 외국인 선수 수급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그라운드 안팎의 모습에서 소크라테스 이상의 타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결국 재계약서를 내밀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KIA, 소크라테스가 그에 일조할 수 있다면 여러 모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기억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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