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특별히 불만은 없다."
'괴물' 김민재의 의젓한 반응이었다. 김민재가 또 다시 벤치에 앉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16일(한국시각) 독일 다름슈타트에 위치한 머크 암 뵐렌팔토어 경기장에서 열린 SV다름슈타트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대2로 승리했다. 김민재는 에릭 다이어에 밀려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라치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이후 벌써 3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바이에른은 공교롭게도 연승에 성공했다.
김민재 위기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본인은 정작 대범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민재는 17일 독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히 불만은 없고 언제나 처럼 계속해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며 "경기장에 나갈 때마다 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늘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여기 바이에른에는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족했는데도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경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완전히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경험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의 말대로 김민재는 항상 주전이었다. 전북에서도, 베이징 궈안에서도, 심지어 유럽으로 간 첫 해였던 페네르바체에서도 그랬다. 나폴리에서도 혹사에 가까운 활약으로 팀을 우승 시켰고, 바이에른에도 이적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민재의 축구 인생에서 처음 겪는 시련이다. 설상가상으로 김민재를 향한 비판이 도를 넘었다. '실패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11일 독일 매체 빌트는 '5000만유로의 사나이도 더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투헬의 새로운 패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5000만유로의 사나이'는 김민재를 지칭한다. 김민재 외에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막심 추포-모팅,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이 거론됐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단연 김민재였다. 빌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서 벤치에 있었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 아래서 살아남지 못했다'고 했다.
김민재가 최근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팩트'다. 김민재는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치른 세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공교롭게도 바이에른은 이 3경기를 모두 패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9년 만에 당한 굴욕이었다. 김민재는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됐고, 독일 언론의 보도는 그 증거다. 사실 시즌 전 받았던 기초 군사훈련 여파, 독일에서의 첫 시즌, 파트너들의 부상으로 인한 혹사, 아시안컵 출전까지, 김민재는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도 나름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독일 내 반응은 지나칠 정도다.
하지만 바이에른 구단 내부의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민재와 바이에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바이에른은 여전히 김민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행여나 최근 문제로 김민재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할 정도"라고 했다. 김민재 역시 크게 개의치 않고 차분히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투헬 감독의 임기는 이번 2023~2024시즌까지다. 현재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을 유력한 후임 후보로 두고 있는 바이에른은 누가 새판을 짜든 수비진의 핵심은 김민재가 될 것이라 여기고 있다. 빌트와 키커가 김민재에게 냉혹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바이에른이 확고하게 잡아야 할 선수는 김민재와 자말 무시알라 뿐이라는 보도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등의 기회가 생겼다. 다이어가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다이어는 공중볼 경합과 태클에 실패하며 실점 빌미가 됐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다름슈타트 추가골 장면에서도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상대의 크로스와 슈팅을 막지 못했다. 다이어는 빌트로부터 평점 4점을 받았다. 독일 란은 바이에른 선수 중 가장 낮은 5점을 줬다. 독일 언론은 선수 평점을 1~6점으로 주며 점수가 낮을 수록 좋다. 독일 TZ는 '지금은 김민재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한 것만은 아니'라며 '잘못된 패스로 인해 다름슈타트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고, 잘못된 헤딩과 냉담한 태클로 인해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전엔 잘 버텼지만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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