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어제 같은 결과로서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를 상대하면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를 꿈꾸는 문동주는 또 한번 값진 경험을 했다. 문동주는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평가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 '팀 코리아'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LA 다저스 선수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점검했는데 대표팀의 첫번째 선발 투수가 바로 문동주였다.
문동주 역시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 조심스러웠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치는 최고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동주는 1회와 2회 극과 극의 투구를 펼쳤다. 1회말 선두타자 젠더 보가츠를 상대로 볼넷을 허용했고, 2번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이어 3번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까지 볼넷을 내줬다.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문동주는 매니 마차도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후 김하성을 상대하던 중에 폭투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김하성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후 주릭슨 프로파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 1회에만 4볼넷을 내주는 첩첩산중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문동주는 삼진으로 1회 위기를 벗어났고, 2회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삼자범퇴로 3타자를 막아냈다.
이튿날 고척돔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전날 등판을 돌아보며 "사실 작년부터 꾸준히 약점으로 거론됐던 것 중 하나가 경기 운영 능력이 안좋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작년 같았으면 1회에 그냥 무너졌을 것 같다. 그래도 발전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너지지 않고 이닝을 잘 마무리했고, 2회에 다른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투구를 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라면서 "사실 경기를 다시 돌아봤을때 단점을 찾으려고 하면 끝도 없이 단점이 나올 것 같아서 장점을 위주로 체크했다. 그래도 장점이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
샌디에이고 타선을 상대한 문동주. 사실 대표팀이 18일 다저스와도 평가전을 치렀는데, 타선은 다저스가 더 화려하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오타니 등 MVP급 타자들이 즐비하다. 문동주는 오타니를 상대하지 않아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사실 어제 같은 결과로는 오타니 선수를 상대하면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저는 아직 20살이고, 좋아질게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또 작년보다 발전한게 있으니까 다음에 오타니 선수를 만났을때 훨씬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한가지 변수가 발생했다. 문동주가 평가전에서 투구수 38구를 기록하면서, 소속팀 한화에 비상이 걸렸다. 선발 투수인 문동주는 시범경기 막바지 즈음에는 투구수를 최소 70~80개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개막에 대비할 수 있다. 대표팀 사정상 어쩔 수 없었지만 목표 투구수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였다.
때문에 최원호 감독은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투구수가 너무 안된다. 40개도 던지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 가서 60~70개 정도 던지고 5일 쉬고 5선발로 들어오면 70~80개를 던질 수 있다. 아니면 오프너로 짧게 던질지를 회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고 결국 퓨처스리그 등판으로 가닥이 잡혔다. 22일 경산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군 연습 경기에 문동주가 등판할 예정이다. 22일에 열리는 KBO 개막 미디어데이도 불참한다.
문동주는 "사실 저도 모든 이야기를 기사로 접한 상황"이라고 당황하면서도 "일단 22일 퓨처스 경기 등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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