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척돔에서 던질 기회가 다저스전 뿐이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평가전을 치렀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개막전에 앞서 열린 축제. 다저스 선수들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키움 선수단은 세계 최고 야구 선수들과 직접 맞붙어볼 절호의 기회였다. 팬들도 다저스의 수준 높은 야구에 맞서, 키움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궁금했다.
결과는 3대14 대패. 믿었던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4이닝 4실점으로 제 몫을 못한 가운데,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다저스의 강타선을 버티지 못했다. 키움은 이날 손현기, 김윤하, 김연주, 전준표 4명의 고졸 신인 투수들을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고 선수들을 손님으로 초대해놓고, 너무 시범경기 같은 운영을 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했다. 실제 한국 국가대표팀과 LG 트윈스는 끈질긴 야구로 다저스, 샌디에이고와 접전을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메이저리그 팀들이 앞서는 건 분명했지만, 한국 야구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는 걸 증명해줬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경험도 좋지만, 너무 강한 상대들을 만나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것이 오히려 마음의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키움 홍원기 감독은 왜 그런 선택을 했고,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었을까.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우리 신인 투수들이 올시즌 1군 등판을 많이 해야할 상황이다. 그만큼 실력을 갖췄고, 시범경기에서도 잘 던져왔다"고 말하며 "다저스전이 아니었다면 이 선수들이 고척돔에서 공을 던져볼 기회가 없었다. 적응 측면에서 먼저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지만, 서울시리즈 준비 관계로 연습이나 실전을 전혀 치러보지 못했다. 정말 다저스전이 유일한 고척돔 경험 기회였다. 그 다음이 바로 LG 트윈스와의 홈 개막전이다. 그 사이 훈련도 하루 못하는 스케줄이다. 정말 1군에서 쓸 선수들이기에, 이 기회가 너무 중요했다는 설명이다. 경험에 무게를 뒀으니, 승부보다 정해진 투구수를 채우고 내려오게 하는 경기 운영을 했다. 점수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였다.
홍 감독은 이어 "내색은 안했지만 사실 우려는 있었다. 다들 고척돔 그라운드를 처음 밟아보는 날이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구 속도가 워낙 빠르고 해 부상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게임을 하며 걱정들이 조금씩 해소됐다. 점수를 주고, 안주고도 중요하지만 스페셜 매치의 취지에 맞춰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눈빛을 보고, 얘기를 들어보니 큰 도움이 된 것 같더라. 이렇게 큰 무대에서, 스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다는 자체가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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