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 순간은 좀 즐겨야 되는 거 아냐. 바뀌어야 할 규정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규정이 축구의 묘미와 즐거움을 방해하고 있다는 소신 발언이 나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공개적으로 '상의 탈의 세리머니'에 대한 옐로카드 규정을 비판했다. 영국축구협회(FA)를 향해 "바뀌어야 할 축구 규칙 중 하나"라고 거침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팀의 어린 선수가 기적적인 결승골을 터트린 후 감격에 겨운 나머지 상의를 벗은 것으로 옐로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필 이 선수는 앞서 이미 카드 1장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곧바로 퇴장당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런 순간에는 좀 즐겨야 한다"며 '상탈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은 아마드 디알로(22)를 옹호하며 규칙 개정을 촉구했다.
맨유는 지난 18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FA컵 8강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그러다 종료 직전 디알로가 '극장골'을 터트리며 맨유를 4강으로 인도했다. 디알로는 연장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가르나초와 함께 빠르게 치고 올라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덕분에 4대3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문제는 결승골이 터진 이후에 나왔다. 디알로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셔츠를 벗었고, 홈팬들에게 자신의 등번호 '16'을 들어보이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에게는 그 어떤 순간보다도 짜릿하고 감격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FA규정에 따르면 경고감이다. FA는 '설령 골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선수들은 셔츠를 벗거나 머리를 셔츠로 덮는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고 규정해놨다. 이를 어기면 옐로 카드가 나온다.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비슷한 룰이 있다. 경기 시간을 늘어뜨리고, 자칫 정치적 메시지 등을 전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디알로는 곧바로 옐로 카드를 받았고, 앞서 프리킥 과정에서 이미 옐로 카드를 1장 받았기 때문에 경고 누적으로 다이렉트 퇴장당했다. 결승골을 넣으며 천국에 갔던 디알로가 곧바로 지옥으로 떨어진 셈이다. 디알로는 머리를 감싸쥐며 괴로워했다.
그러자 페르난데스가 나섰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9일(한국시각) '페르난데스는 리버풀와의 FA컵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디알로가 상의 탈의 세리머니에 대한 경고로 끝내 레드카드를 받은 이후 규칙 개정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경기 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디알로는 골을 넣을 자격이 있었고, 옳은 일을 했기 때문에 보상을 받은 것 뿐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퇴장당하고 말았다. 세리머니는 젊음의 일부이자, 그 순간의 한 부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축구에서 바뀌어야 할 규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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