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팬 김성엽씨(25)는 "원래도 오픈 런이 있긴 했지만, 올해는 유독 대기 줄이 길었다"고 2024시즌 신상 유니폼을 '득템'한 날을 떠올렸다.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인천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를 앞두고 '린가드 존'(제시 린가드 유니폼 판매처)에는 린가드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해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경기장을 찾은 팬도 있었다. 아이돌 문화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K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5만1670명의 관중이 들어찼는데, 서울팬 김동진씨(29)는 "홈 개막전에서 국대(국가대표팀), 해축(해외축구) 느낌이 나서 좋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고 복귀 20주년을 맞은 올해 FC서울 유니폼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재호 FC서울 사업개발팀장은 "유니폼 판매를 시작한 2월 22일 첫날 매진이 됐다. 구체적인 유니폼 판매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작년 총 판매량의 60~70%가 넘었다. 유니폼 판매 추이는 역대 최대치"라고 말했다. 구단은 서울 유니폼을 처음 구매하는 분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팀장은 "유니폼 수량은 판매 몇 달 전에 정한다. 린가드가 영입된 이후 추가 주문을 했다. 3월말 혹은 4월초에 유니폼이 대량 입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니폼 가격은 9만9000원, 유니폼 풀 마킹시 16만7000원이다. 종류는 빨강 계통의 홈 유니폼, 흰색 계통의 원정 유니폼, 그리고 골키퍼 유니폼으로 구성됐다.
유니폼 판매치가 급상승한 건 명실상부 'K리그 41년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 린가드 영입 효과다. 서울은 개막을 앞두고 잉글랜드 명문 맨유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한 린가드를 전격 영입했다. 이 팀장은 "린가드 유니폼의 판매 비율이 전체의 절반 정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두 번의 홈 경기에선 실제로 '린가드 10번'이 등에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팬 류지현씨(25)는 "1차 판매가 단기간 매진됐다는 소리를 듣고 린가드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구단은 온·오프라인은 물론이고 편의점에서도 '린가드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3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GS25 편의점 앱 '우리동네GS'에서 손쉽게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었다. 모기업 GS그룹의 계열사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GS그룹은 2022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커뮤니티 '52g'(5pen 2nnovation GS)를 출범했다. 각 계열사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 구단 직원들도 고객CS를 강화하고 팬 데이터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직접 '52g' 크루가 되어 구단의 프로젝트 과제를 고객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있다.
홈 경기날엔 린가드 유니폼 판매처인 '린가드 존'을 경기장 밖에 따로 마련했다. 린가드 한 명에게 편중된 마케팅으로 볼 수도 있지만, 린가드 외 다른 서울 선수를 응원하는 팬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류지현씨는 "경기 당일 오프라인 스토어의 혼잡을 줄이고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팬 심주안씨(30)는 "린가드 존은 린가드 유니폼을 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린가드 존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면, 다른 선수 유니폼에 마킹을 하는데에도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은 당분간 린가드 존을 유지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 K리그 마케팅을 선도해 온 서울은 2022년 구단 자체 맥주와 팝콘 '서울 1983'을 출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축구장을 넘어 대중 속으로 파고들기 위한 노력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은 4월부터 린가드를 앞세운 의류, 머그잔 등 다양한 머천다이즈 굿즈를 판매할 계획이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젓겠다는 의지다. 류지현씨는 "린가드의 의류 브랜드에서 FC서울 패션 아이템이 출시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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