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개막 2연패는 아쉽다. 하지만 희망도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SSG 랜더스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시즌초 순위표에서 KT 위즈와 함께 가장 아래로 내려앉았다.
강점이던 마운드에 균열이 드러났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윌커슨은 개막전 홈런 2방을 허용했다. 구승민과 김원중, 불펜의 기둥을 이루는 두 투수도 시작이 좋지 않았다.
한동희마저 빠진 타선은 무게감 부족이 눈에 띄었다. 상대팀 SSG는 2021~2023년 3년 연속 팀 홈런 전체 1위를 차지한 '홈런 군단'이다. 지난해에도 125개로, 2위 KIA 타이거즈(101개)와 큰 차이로 1위였다. 최정 한유섬 에레디아 등이 번갈아 아치를 그려냈다. 그래서 더 대조적이었을 수도 있다.
개막 2경기만에 리드오프로 자리잡은 윤동희를 비롯해 고승민 레이예스 등의 불방망이는 반갑다. 윤동희는 중견수까지 무난하게 소화하며 데뷔 3년차에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장점인 타격은 물론 선구안도 향상됐고, 타구 판단도 한결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고승민도 거듭된 포지션 이동의 부담을 이겨내고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재능 하나만큼은 원래 '확신의 유망주'로 불리던 그다. 2022년 후반기 4할 타율로 증명했듯, 기회가 주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위를 바라볼 만한 선수다. 윤동희 고승민 모두 이미 병역이 해결된 선수들인 점도 기분좋은 점.
특히 24일 경기에선 0-6으로 뒤진 9회초에도 타선이 포기하지 않고 불꽃 같은 추격전을 벌이며 동점까지 만든 점이 반갑다. 레이예스는 당초 중견수로의 호타준족에 초점을 맞췄던 선수지만, 결정적 순간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클러치 히터의 면모와 함께 장타에 대한 기대치도 높였다. 2018년 앤디 번즈(23홈런) 이후 6년만에 20홈런을 넘기는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승엽과 전준우도 연일 경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노진혁 유강남 FA 듀오가 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보여준다면 타선에 힘이 붙을 전망.
여기에 데뷔전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낸 전미르의 씩씩한 투구는 롯데팬들을 환호케 하기에 충분했다. 상황은 말그대로 험난했다. 0-5로 뒤진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야했다.
전미르는 폭투로 선행주자 한명의 홈인을 허용했지만, 최지훈-최정-하재훈을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자리잡은 최지훈, 살아있는 전설인데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던 최정이라는 점이 의미깊다.
최고 150㎞ 직구의 좋은 구위에 곁들여진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신인들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데려가고, "1군 불펜으로 손색없다"는 칭찬을 거듭한 이유를 보여줬다.
지난 겨울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대거 교체됐지만, 선수단 전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FA 안치홍이 떠난 전력 유출만 있었다. 결국 외국인 타자의 교체와 신예들의 성장만이 플러스 요인이다.
김태형 감독 스스로도 올시즌 목표를 가을야구 진출로 잡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이제 막 개막 2연전을 치렀을 뿐이다. 롯데의 2024년은 이제 시작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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