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껴야 산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권이 조기에 결정나면서 PO 진출팀들의 새로운 '수 싸움'이 시작됐다. 일종의 '부상 경계령'이다. PO에서 최대한 정상 컨디션으로 쏟아붓기 위해 주요 자원의 부상 예방, 회복을 위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작년과 달리 막판까지 피를 말렸던 마지막 2위 쟁탈전은 없었다. 창원 LG가 지난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에 승리, 2경기 남겨 놓고 3위 수원 KT의 추격을 따돌리고 2위를 확정했다. 지난 시즌만 해도 3개팀이 맞물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결정이 날 정도로 치열했다. LG, 현대모비스, SK가 경합한 당시 최종전에서 LG-현대모비스 맞대결서 승리한 LG가 원주 DB에 승리한 SK와 동률을 이룬 뒤 골득실 우위로 극적인 4강 티켓을 땄다.
막판까지 너무 치열한 바람에 후유증이 컸다. LG는 최종전에서 최고 용병 아셈 마레이를 부상으로 잃었고, 급히 대체 용병을 영입해 4강을 맞았지만 6강을 거쳐 올라 온 SK에 3연패로 물러났다. 이 사례는 큰 교훈을 남겼다. LG 조상현 감독과 선수들은 지금도 '작년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2위를 확정과 함께 구단 역대 9년 만의 10연승을 달린 조상현 감독은 최다 연승 기록이 남았음에도 "작년의 전철을 되풀이 할 수 없다. 선수들 부상 관리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올 시즌에도 무릎 골멍(골좌상)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다 복귀한 마레이가 주 관리 대상이다. 조상현 감독은 "24일 경기서는 조기 2위 확정에 승부를 걸기 위해 마레이를 37분 넘게 출전시켰다"면서 "일단 푹 쉬게 해야 한다. 트레이너와 상의해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무릎 상태도 다시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부상 리스트에 올라 있는 2옵션 용병 케베 알루마와 특급 신인 박무빈을 무리하게 가동하지 않는다. 5위 부산 KCC와 2게임차 6위인 현대모비스는 3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6위가 사실상 확정된 터라 PO 대비에 비중을 둬야 한다.
알루마와 박무빈의 복귀를 6강전에 맞추는 대신 24일부터 부상에서 복귀한 필리핀 선수 옥존, 최진수 김태완 등 식스맨 자원의 경기력 향상과 4번(파워포워드) 전술의 부분적인 변화를 테스트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게 조동현 감독의 구상이다.
KCC도 에이스 허웅을 아끼기로 했다. 22일 LG전에서 발목 통증을 느꼈다고 하니 일단 24일 서울 삼성, 26일 안양 정관장전을 건너뛰게 했다. 손목 부상으로 지난 3일 이후 결장 중인 최준용도 20일 삼성전 복귀 예정을 미루고 완전 회복 이후 29일쯤 허웅과 동반 복귀를 조율하고 있다. 발가락 부상 중인 송교창은 PO 복귀를 목표로 하는 등 KCC 역시 잔여 3경기가 홈 연전이라고 해서 전력을 무리하게 가동할 필요가 없다.
지난 14일 6경기를 남겨 놓고 일찌감치 정규 우승을 확정한 원주 DB는 이후 지금까지 2승3패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팀답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PO를 위한 '페이스 조절'이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정규리그 종료 후 4강 직행팀은 2주 휴식이지만 6강팀은 사흘밖에 안된다"면서 "가능하면 선수를 아껴야 한다. '큰그림(PO)'을 포기하면서까지 '눈앞의 재미'를 선사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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