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시청자들 입장은 생각 안 해 보셨나요?"
K-콘텐츠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자 이에 따른 잡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닭강정' 10회에 글로벌 스타로 등극한 '옐로팬츠' 백중(안재홍)와 그의 비서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옐로팬츠의 공연이 개최되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부부는 해당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티켓을 부탁한다. 비서가 "사우디 왕실에서도 연락이 왔다. 왕세자가 티켓 2장만 빼달라고 한다"고 말하자 백중은 "요즘 시대에 누가 그런 청탁을 하나"라고 답했다. 이어 비서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어서"라고 답하자 백중은 "그럼 A석으로 줘요"라고 말한다. 극중 A석은 시야제한석이었다.
해당 장면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시청자들은 자국 왕실을 비하한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이들은 미국 영상 비평 사이트 IMDb를 통해 '닭강정'에 대한 평점을 10점 만점 가운데 1점을 주는 등 불만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다문화 관련 비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킹더랜드'에서도 비슷한 일화가 있었다.
극중 아랍 왕자가 클럽에서 여성들과 술을 마시는 듯한 모습이 그려졌는데,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 당시 촬영을 맡은 배우 역시 인도 국적의 배우였다는 점까지도 문제가 됐다.
당시 '킹더랜드' 제작진은 사과문을 통해 "특정 국가나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없었으며, 타 문화권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으며 아랍어 버전의 사과문까지 올리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어지는 논란과 관련, K-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타 문화권에 대한 기존보다 섬세한 사전 조사 및 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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