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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철학까지 깨버린 손흥민 재계약...역대급 잭팟 기대되는 이유, EPL 올해의 선수 후보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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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를 만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누가 2023~2024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것 같은가?'라며 직접 선정한 9명의 수상 후보를 공개했다.

EPL 최고의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비롯해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외데고르(이상 아스널),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올리 왓킨스(애스톤 빌라), 로드리,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이 이름을 올렸다. 또 한 명의 후보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2023~2024시즌 활약은 눈이 부시다. 2022~2023시즌에 손흥민은 EPL 득점왕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았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억지스러운 전술과 여러 부상 문제로 아쉬움 남는 한 해를 보냈다. 다시 한번 손흥민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 손흥민은 약속을 지켰다. 25경기 14골 8도움이라는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리그 공격 포인트로 본다면 2020~2021시즌과 2021~2022시즌을 제외한 그 어떤 시즌보다도 많다. 아직 리그 경기가 10경기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17골 10도움을 기록한 2020~2021시즌까지는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활약은 기존의 손흥민보다도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가 많다. 팀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워낙 부정적인 여파였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빅리그, 빅클럽 지도 경험도 없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그 사이에 해리 케인은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했다. 케인의 대체자를 완벽히 찾지도 못한 와중에 토트넘의 시즌은 시작됐다. 케인의 대체자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로 확실하게 보직을 옮긴 뒤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2023년 9월 EPL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히샬리송의 득점력이 살아난 뒤에는 다시 좌측 윙포워드로 이동해 득점과 도움을 차곡차곡 적립 중이다.

리그 득점 5위, 도움 6위, 공격 포인트 4위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만 아니었어도 손흥민은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왓킨스(16골 10도움)를 뛰어넘을 것이다.

손흥민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토트넘은 리그 4위를 두고 절대로 경쟁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역할은 경기장 안으로만 한정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위고 요리스의 뒤를 이을 주장으로 손흥민을 선택했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첫 비유럽인 주장이었다. 그만큼 손흥민의 리더십을 믿었다는 이야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어린 선수들이 과감하게 주전으로 올라서고, 신입생들이 많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주면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그때마다 동료들을 먼저 챙겨줬다. 냉정한 시선에서 보면 손흥민이 PFA 올해의 선수에 오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맨시티, 리버풀, 아스널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PFA는 손흥민에게 아픈 기억을 심어준 기관이다. 2021~2022시즌 손흥민이 아시아인 역사상 처음으로 EPL 득점왕에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당시 PFA가 손흥민을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서 제외한 건 영국 현지에서도 심각하게 논란이 됐던 사안이다.

중요한 건 손흥민이 PFA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고려될 정도의 활약을 해냈다는 점이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제외하고 후보군에 오를 만한 선수는 없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제임스 매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있지만 손흥민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손흥민이기에 토트넘에서는 당연히 재계약을 건넬 수밖에 없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토트넘도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손흥민과의 1년 연장 계약 조항이 있는 토트넘 입장에서는 계약만 1년 연장하고, 재계약하지 않는 방향성을 골랐을 수도 있다. 이미 30살이 넘은 선수와 재계약을 섣불리 했다가는 악성 계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통해 자신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걸, 여전히 EPL 최고 수준의 활약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에 토트넘도 계약 연장 조항 발동이 아닌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얼마나 붙잡고 싶어하는지는 재계약에 대한 의지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유럽 빅클럽일수록 30대 선수와의 재계약은 굉장히 신중하다. 첼시가 가장 까다로운 구단 중에 하나인데 30대 선수들과는 1년씩만 재계약을 체결한다. 아무리 좋은 선수여도 거의 예외가 없다. 토트넘도 30대 선수들한테는 길어야 2년 계약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번에 토트넘은 손흥민을 위해 엄청난 베팅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스퍼스웹은 25일 '역사적으로 토트넘은 30살이 넘은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경향이 없었다. 하지만 다양한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새로운 계약으로 묶어두기 위해 이러한 추세를 끝낼 준비가 되어 있다'며 토트넘이 손흥민을 위해 기존의 방향성을 깨버리는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퍼스웹은 손흥민이 마땅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젊은 토트넘의 팀 리더이자 전 세계적으로 클럽을 대표하는 선수다. 손흥민은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경기력이 하락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토트넘 고위층은 그에게 상당한 급여 인상이 포함된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 대우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마이클 브릿지 기자는 "솔직히 말해서 손흥민은 경기장에서도 훌륭하지만 구단의 뛰어난 홍보대사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토트넘의 핵심이다. 해리 케인의 뒤를 이어서 구단의 훌륭한 주장이 됐다"며 토트넘이 손흥민을 위해 좋은 대우를 해줄 이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토트넘은 손흥민의 충성심에도 보답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로부터 현재 연봉의 3배 정도 되는 3,000만 유로(약 435억 원)라는 거액을 제시받았다. 계약 기간도 무려 4년이었다. 계약 규모만 1,700억에 달하는 엄청난 제안이었는데도 손흥민은 고민하지도 않았다. 토트넘과 EPL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직접 밝혔다.

팀에게 충성심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보답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대놓고 '토트넘은 현재 주급 19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 손흥민의 재정적인 요구를 충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 구단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토트넘도 이미 엄청난 수준의 재계약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으로 합의가 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받는 주급은 19만 파운드(약 3억 2,158만 원)다. 토트넘 역사상 최고 대우는 해리 케인과 탕귀 은돔벨레가 받았던 20만 파운드(약 3억 3,850만 원)였다.

기존 기록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팬들은 EPL 최고 수준의 대우를 기대하고 있다. EPL에서 최고 연봉자 TOP 10에 포함되기 위해선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 766만 원) 정도의 계약이 필요하다.

현재 이 정도 수준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잭 그릴리쉬,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정도의 선수들이다. 당장의 실력을 비교해도 손흥민이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바이에른으로 떠나기 전에 계속해서 재계약을 거절하자 현재 EPL 연봉 1위인 케빈 더 브라위너 수준의 대우를 제시한 적이 있다. 당시 토트넘이 내밀었던 주급은 무려 40만 파운드(약 6억 7,861만 원)였다. 토트넘도 에이스급 선수한테는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이 과연 케인이 받았던 수준의 제안을 받을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지금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가지는 존재감은 케인이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