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더 이상 수비만 잘 하는 선수가 아니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29). 지난 시즌 130경기 타율 3할1리(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전까지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혀왔으나 타격에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 그러나 지난 시즌 볼넷-삼진 비율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고, 데뷔 후 처음으로 3할을 넘기면서 공수겸장의 모습을 갖췄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얻은 자신감, 자연스럽게 타석에서의 욕심으로 이어질 만하다.
그런데 올 시즌 박찬호의 타격 컨셉은 안타에 집중돼 있지 않다. 박찬호는 "올 시즌엔 출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작년 시즌부터 내가 출루했을 때 팀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리드오프의 임무는 안타든, 볼넷이든 최대한 많은 출루로 팀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것. 타격 능력에 빠른 발까지 갖춘 박찬호에게 딱 맞는 옷이다. 그동안 선구안 문제에 아쉬움을 보였으나 지난 시즌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3할대 중반의 출루율(0.356)을 기록했다. 올 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 이상의 출루율. '좋은 테이블세터'의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3할대 후반 출루율을 목표로 잡고 있다.
타격 코치 시절부터 출루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KIA 이범호 감독은 "1번이 3할대 후반 출루율만 만들 수 있다면 최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도 "박찬호가 작년 정도만 해줘도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그동안 안타를 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젠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를 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는 의식을 가진 듯 하다. 본인이 (출루율 상승에 대한) 욕심도 큰 것 같다"며 "팀에 기여하기 위해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엄지를 세웠다.
아무리 좋은 개인 기록을 써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팀 공격의 선봉에 서는 1번 타자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덧 원숙미를 자랑하는 타자가 된 박찬호 역시 좋은 추억을 뒤로 하고 '팀 퍼스트'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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