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반에 안 이기면 나중에 얼마나 이기려고..."
김태형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요원한 첫승에 대한 물음이 나오자 씩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하다"면서도 "초반에 안 이기면 나중에 얼마나 이기려고..."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도 롯데는 KIA에 패하면서 4연패 부진에 빠졌다.
야구 팬들 사이에선 '봄데'라는 말이 회자된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를 타면서 호성적을 올렸던 롯데의 모습을 이렇게 불렀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4월 20일 부산 KIA전부터 5월 2일 광주 KIA전까지 9연승을 내달리면서 한때 리그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엔 이런 '봄데'의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3~24일 인천 SSG전에서 각각 3대5, 6대7로 패할 때만 해도 '석패' 정도로 여겨졌다. 특히 24일 경기에선 0-6으로 뒤지다 동점을 만드는 응집력을 선보이면서 반등이 머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6일 광주 KIA전에서 1대2로 역전패한 데 이어, 27일엔 1회부터 수비 실책 등으로 6점을 내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롯데는 4경기에서 애런 윌커슨-박세웅-찰리 반즈-나균안이 차례로 선발 등판했다. 4명 모두 롯데가 올 시즌 풀타임 선발로 자신했던 투수들. 하지만 SSG전에서 윌커슨과 박세웅이 무너졌고, 26일엔 반즈가 호투했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27일엔 야수진이 나균안을 도와주긴 커녕 실책을 연발하면서 '자폭'했다.
한동희의 빈 자리가 커 보인다. 3번 타순에 배치된 빅터 레이예스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테이블세터 역할을 맡고 있는 윤동희-고승민이나 4번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전준우 모두 날카로움이 없다. 상대 투수 입장에선 레이예스만 잘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할 만한 정도.
마운드도 썩 좋다고 보긴 어렵다. 필승조 일원인 구승민은 시즌 초반 부진하다. 김 감독은 "구속은 나오는 것 같은데 팔 스윙 자체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나머지 필승조 최준용, 신인 전미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들만 소모할 순 없는 노릇. 그러나 엔트리를 들여다보면 대안으로 꼽을 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다.
단순히 패배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흐름이다. 시즌 초반부터 에이스를 줄줄이 내고도 접전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패한 만큼 데미지가 만만치 않다. 잃은 승수 뿐만 아니라 패배 과정에서 쌓인 피로는 시즌 내내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떻게든 흐름을 끊어야 하는 롯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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