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예 초반에 좀 잘 나온 것 같다. 더 단단해 질 것이다."
믿었던 필승조가 역전을 당했는데 감독은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아쉬운 동점 홈런을 맞았던 그 투수는 진짜 단단해졌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재윤이 그 주인공이다.
김재윤은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의 신데렐라였다. KT 위즈의 붙박이 마무리로서 지난해까지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했고, 2021년 32세이브, 2022년 33세이브, 지난해 32세이브 등 3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리면서 마무리 투수로서 전성기에 올랐다.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김재윤에게 삼성이 러브콜을 보냈다. 삼성은 지난시즌 불펜에서 큰 약점을 보였고, 마무리 오승환과 함께할 불펜 투수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원에 영입했고, 키움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임창민까지 데려왔다. 지난해 오승환이 30세이브, 김재윤이 32세이브, 임창민이 26세이브를 올려 3명이 88세이브를 기록했었다. 3팀의 마무리를 삼성이 보유하게 된 것.
그런데 삼성은 26일 잠실 LG전서 역전패를 당했다. 3-2로 앞선 8회말 김재윤이 홍창기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고, 9회말엔 마무리 오승환이 문보경에게 2루타, 문성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맞아 3대4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삼성 박진만 감독은 27일 경기전 "우리 불펜은 그런 경험을 하면서 더 단단해 진다. 아예 초반에 좀 잘 나온 것 같다. 앞으로 많은 게임이 남았기 때문에 선수들도 느낄 것이고 더 단단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김재윤이 그 믿음에 보답했다.
김재윤은 27일 LG전에 또한번 등판했다. 그것도 전날과 같은 라인업에 나왔다. 2-2 동점인 9회말에 나온 김재윤의 첫 상대는 바로 홍창기였다. 전날 8회말 첫 상대가 홍창기였는데 직구를 맞아 홈런이 됐었다.
이번엔 달랐다.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김현수와 오스틴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한 삼자범퇴로 끝냈다.
연장으로 경기가 넘어가자 10회말에 또 올라왔다. 투구수가 12개밖에 되지 않았고, 컨디션이 그만큼 좋았다는 뜻. 첫 상대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에게도 김재윤은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서 9회초 2사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전날에 한차례 만나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었던 김재윤은 이번엔 루킹 삼진으로 또한번 복수에 성공. 이어 구본혁과 박동원을 차례로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2이닝 퍼펙트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삼성은 김재윤이 2이닝을 버티면서 이후 이상민과 최하늘이 1이닝씩을 막아 끝내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전날 홈런을 맞은 아쉬운 기억을 바로 다음날 멋지게 복수하며 날려버린 김재윤은 분명 박 감독의 말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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