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치열한 난타전의 끝.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27일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는 8회까지 18점을 주고받았다. 두산이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1득점을 따낸 반면, KT는 로하스(2개) 강백호 신본기의 홈런을 앞세워 7득점하며 끝까지 따라붙었다.
길었던 난타전. 7회 김택연-8회 이병헌이 각각 1실점 하며 4점 앞선 9회말.
평소 같으면 마무리 정철원이 진작 올라왔을 타이밍이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벤치는 망설였다. 최지강을 먼저 내밀었다.
최지강은 박병호 강백호를 잇따라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황재균에게 볼넷, 김준태에게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정철원이 마운드에 올랐다. 아낀 이유는 간단했다. 4점차라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고, 개막 이래 전경기 등판중이었기 때문. 주자 2명이 나가면서 세이브 상황이 됐고, 한방이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팀 입장에서도 더이상 아낄 수 없었다.
정철원은 지난 23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3-3으로 맞선 9회에 등판했지만, 몸에맞는볼 2개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데이비슨에게 끝내기를 허용했다. 이어진 24일 NC전, 하루 쉬고 26일 KT전에선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날짜로 보면 이틀 연투 후 하루 쉬고 이틀 연투다. 시즌 초인 만큼 힘도 남아있다. 하지만 경기수로 보면 4경기 연속 등판이었다.
정철원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대타 김민혁에게 볼넷, 다음 타자 신본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3점차 추격을 자초했다. 다음 타자는 통산 끝내기 안타 7개를 기록중인 '끝내주는 남자' 배정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한층 더 과감했다. 정철원을 내리고 박치국을 올렸다. 11득점도 잊고 숨가빴던 9회말은 박치국이 배정대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마무리됐다.
박치국은 "양의지 형만 믿었다. 타자를 생각하기보단 내 공을 던지자고 마음먹었다"며 든든한 신뢰를 드러냈다. 양의지가 읽어낸 배정대의 노림수가 호투의 발판이었던 셈.
"만루 상황은 오랜만이다. 후배들의 자책점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으려 집중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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