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같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 하지만 바라보는 속내는 극명히 엇갈렸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전이 우천 취소됐다. 이날 오전부터 광주 지역에 내린 비가 오후 들어 거세졌다. 홈팀 KIA 측이 내야 전체를 덮는 대형 방수포를 깔고 일찌감치 대비에 나섰으나, 오후들어 외야 곳곳에 물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국내 경기장 중 수위급 배수 능력을 자랑하는 기아챔피언스필드지만, 하늘의 힘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기 시작을 한참 앞둔 시간에 KBO 경기 운영 위원의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홈팀 KIA에겐 아쉬움이 한가득일 수밖에 없었다.
KIA는 개막 3연승 신바람을 내던 터였다. 23일 광주 키움전에서 7대5 승리한 KIA는 이튿날 비로 숨을 고른 뒤 이동일까지 하루를 더 쉬고 만난 26일 롯데전에서 2대1,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27일엔 롯데 마운드를 두들기면서 8대2 쾌승을 거뒀다. 2015시즌 이후 9년 만의 개막 3연승. 투-타에서 빈틈 없는 전력을 과시하면서 초반부터 승수 쌓기에 나섰다. 28일 롯데전에선 젊은 에이스 이의리를 선발 예고하면서 싹쓸이를 노리던 터였다. 하늘이 야속할 수밖에 없었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진 롯데 김태형 감독에겐 '고마운 비'였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롯데다. 23~24일 인천 SSG전에서 연패한 뒤 광주로 내려온 롯데는 26~27일에도 고개를 떨궜다. 4연패 과정에서 애런 윌커슨-박세웅-찰리 반즈-나균안까지 강력한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나섰음에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빅터 레이예스만 제 몫을 해줄 뿐, 나머지 타자들이 침묵한 게 컸다. 필승조 구승민도 시즌 초반부터 균열을 드러내는 등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템포 쉬어가며 재정비가 최선인 타이밍. 광주에 내린 비는 이런 롯데에 '단비'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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