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거 달달한 거 아냐?(웃음)"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이미 부산으로 떠날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예정된 KIA 타이거즈전은 우천 취소가 일찌감치 결정된 상태. 김 감독은 "이 생활이 몇 년인데..."라고 농을 치면서 일찌감치 취소를 예감했다고 밝혔다.
롯데에겐 반가운 비가 아닐 수 없다. 23~2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애런 윌커슨-박세웅 원투 펀치를 내고도 잇달아 패했다. 26일 회심의 카드 찰리 반즈까지 출격했으나 KIA에 1대2 역전패. 27일엔 나균안을 반등 선봉에 세웠으나 야수진의 실책쇼 속에 2대8로 완패했다. 개막 4연패. 침체된 분위기를 한숨 돌릴 수 있었던 이날 비는 롯데에 '단맛'일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이날 비를 두고 "도움을 받았다기 보단 지금 흐름에선 경기를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윽고 구단 관계자가 탁상에 가져다 놓은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신 뒤 "모든 게 쓰네, 이거 달달한 거 아냐? 아 쓰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 감독 입장에선 속이 펄펄 끓을 만한 상황. 개막 4연패가 어색하기만 하다. 2015년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은 이래 2022시즌 현장을 떠나기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및 3차례 우승을 일군 명장. 언제나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을 이끌고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이 진격했던 그의 모습과 지금의 풍경은 너무나 생소해 보인다. 특유의 위트로 최근 심경을 표현했지만, 그 속내는 미뤄 짐작할 만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롯데다. 김 감독은 "투수 쪽은 괜찮은데 타선이 조금 어렵다. 초반에 좋은 투수를 잇달아 만나면서 선수들이 침체된 것 같다. 뭔가 터져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타격은 '이렇게 하라'고 해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잘 치려 하면 몸이 경직될 수 있다. 편안해야 하는데 (내 말 한 마디로) 되려 긴장감을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언제까지나 시름에 잠겨 있을 순 없는 법. 29일 부산에서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를 만나는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해 연패 탈출을 노린다. 김 감독은 28일 선발 예고했던 이인복의 등판을 하루 미루는 대신 1선발 윌커슨을 NC전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오늘 비로 경기가 취소된 게 도움이 될 진 모르겠지만, 홈 개막전인 만큼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며 "경기는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이 나오는 법이다. 붙어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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