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혼자 패전 류현진, 하필 KT가 이기고 오다니...
또 하나의 역사적인 날이 밝았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대전 홈 개막전에서 보고싶었던 홈팬들과 다시 마주한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12년 만에 한화에 전격 복귀했다. 8년 170억원 조건. 메이저리그에서 아직 1~2년 더 뛸 수 있는 ML 3선발급 투수가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었다. 류현진의 복귀에 한화는 중하위권 후보에서 단숨에 우승 경쟁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개막 후 5경기를 치렀는데 생각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1번 반전, 한화가 잘한다는 것이다. 주중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승1패를 기록중이다. 한화팬들이 절로 "야구 볼 맛 난다"고 외칠 정도다.
왜 야구 볼 맛이 나느냐. 이게 2번 반전이다. 이기는 것도 이기는 건데, 선발야구가 완벽히 되고 있다는 것이다. 4승을 거둔 경기 모두 선발승이다. 24일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페냐-김민우-산체스-문동주가 연달아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한화가 이런 완벽한 선발야구를 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외국인 선수들이야 그렇다 치고, 김민우의 부활과 농익은 문동주의 시너지 효과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마지막 3번 반전은 뭐냐. 그 와중에 류현진 혼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승리는 커녕, LG와의 개막전 패전을 떠안았다. 원래는 류현진 혼자 이기고, 나머지 투수들이 지는 게 한화의 공식이었는데 이게 반대가 돼버리니 류현진 입장에서는 살짝 뻘쭘할 듯.
그리고 29일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일이 밝았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홈 개막전이다. 시즌 개막전에 이어, 두 번째 큰 경기를 책임진다. 여러 의미가 담긴 경기다. 12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다는 것, 시즌 첫 승을 노린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99번째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것, 팀의 5연승을 이끌 수 있다는 것들이다. 류현진은 LG와의 개막전에서 개인 99승을 쌓고, 홈 개막전에서 100승을 채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었는데, 이는 LG전 패전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치 않다. 우승 후보 KT다. 선발 맞대결 상대는 최고 외국인 투수 중 1명인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도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5이닝 7삼진 1실점으로 잘던졌다.
여기에 KT가 전날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둔 것도 중요하다. KT는 개막 4연패로 최악의 흐름을 타고 있었다. 28일 두산 베어스전도 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9회 박병호가 극적인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치며 신승을 따냈다. 보통 이런 극적인 경기가 나오면 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이 사라지고,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5연패 중인데 류현진과 상승세 한화를 만난다, KT는 경기 전부터 지고 들어가는 분위기였을 수 있다. 하지만 기분 좋게 연패를 끊으며 류현진과 제대로 한 번 싸워볼 수 있게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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