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새로운 '깐부(특별한 친구)'를 찾았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 롯데는 LG 트윈스와 무려 3번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작년 11월말 신인 5라운드 지명권과 진해수(38)를 맞바꿨고, 올해 1월말에는 신예 내야수 김민수(26)를 주고 김민성(36)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그리고 30일에는 군필 사이드암 우강훈(22)을 내주고 내야수 손호영(30)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사실상 3대3 트레이드가 된 셈이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로 갑자기 LG와 가까워진 걸까. 양팀간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LG는 자타공인 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갖춘 팀이다. 반면 롯데는 주전 선수 한명 부상으로 쓰러지면 팀 성적에 직격타를 맞을 만큼 1군 뎁스에 늘 아쉬움이 있다. 시범경기나 봄에 좋은 성적을 보이다가 여름에 접어들면서 주저앉는, 이른바 '봄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3번의 트레이드 방향성은 모두 올해 성적을 향한 '윈나우' 행보다. 롯데는 가능성 있는 신예를 내주고, 당장 1군에서 쓸 선수를 영입했다. 반면 LG로선 이미 1군 전력에서 어느 정도 제외됐던 선수들로 선수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염경엽 LG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김민수를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정우영의 메이저리그 진출 및 박명근의 입대 가능성을 떠올리며 '투수는 다다익선'임을 강조하는 등 우강훈을 향한 뜨거운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취임식 당시 '첫해 가을야구, 3년안에 우승'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의 부임과 함께 이미 예상 가능했던 롯데의 행보다.
과거 롯데의 '깐부'는 KT 위즈였다. 당시 롯데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당장의 우승을 노리는 KT가 유망주를 내주며 즉전감 수혈에 나섰다. 반면 롯데는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잠재력에 주목했다.
KT는 '롯데산(産)' 선수들을 유용하게 활용했다. 2021년 KT 우승 당시 KT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중 롯데 출신 선수가 무려 8명이나 포함됐을 정도다.
2015년 박세웅-장성우를 축으로 한 4대5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2017년 장시환 김건국-오태곤 배제성, 2020년 최이준(당시 최건)+신인 3라운드 지명권과 신본기 박시영, 2021년에는 이강준-오윤석 김준태의 트레이드가 잇따라 이뤄졌다.
2018년 FA로 KT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의 이적을 제외하면, 트레이드 당시만 보면 대체로 '할만했다'는 평가. 박세웅-장성우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윈윈 트레이드로 남았고, 박세웅은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장시환도 한때 롯데의 필승조였고, 최이준과 이강준의 가능성은 이강철 KT 감독이 속상해할만큼 높게 평가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KT는 일련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의 구멍을 충실하게 메웠고, 그 결과 2021년 창단 첫 우승을 품에 안았다. 반면 최이준은 좀더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이강준은 이미 한현희의 FA 보상선수로 키움으로 넘어간 상황. 적어도 KT와의 트레이드 결과 박세웅을 제외하면 롯데팬들이 얻은 건 대체로 속앓이였다.
새로운 깐부 LG와의 트레이드 결과는 어떨까. 롯데가 얻은 건 30대 후반의 베테랑 2명, 그리고 1군에서 5년간 160타석에 출전하며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0.655를 기록한, 한방 있는 30세 내야수다. 다만 진해수와 김민성 모두 31일 기준 2군에 있다.
우승으로 한결 여유가 생긴 LG는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오랫동안 지켜볼 가치가 있는 젊은피를 대거 수혈했다.
롯데의 손익은 올해 가을야구 여부, 그리고 김태형 감독의 계약기간 내 가려진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이다. 21세기 들어 우승은 커녕 단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향후 롯데와 LG의 성적표엔 어떤 평가가 쓰여질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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