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평소였다면 거기서 투수를 무조건 바꿨을 텐데, 순간 망설였다. 감독 때문에 진 경기다."
모처럼 호투한 선발투수를 제때 바꿔주지 못했다. 2연패를 노리는 팀에서 선발 한 축을 맡아야할 선수에게 짐을 지웠다.
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요즘 야구가 잘 안된다"며 전날 최원태의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을 가장 속상해했다.
최원태는 5회까지 삼진 10개를 잡으며 호투했다. 하지만 4-2로 앞선 6회 2사 1루 박건우 타석에서 바로 김진성을 올렸어야한다는 설명.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 실수로 최원태는 시즌 첫승 기회를 놓쳤고, 김진성은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는 통렬한 반성이었다.
"(최)원태 공이 정말 좋았다. 갈수록 좋아지더라. 그래서 순간 갈등했다. 투수교체는 어차피 결과론이긴 한데, 내 스타일대로 갔어야한다. 거기서 교체하는 게 맞았다. 한번 뒤틀리니까 다음 투수 교체 타이밍도 계속 정리가 안됐다. 그러니 시합을 이길수가 있나. 3연패 과정이 다 그랬다."
LG는 지난해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디펜딩챔피언'이다.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팀. 투타의 탄탄함이 돋보이는 팀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제 승률 5할이 됐다. 오늘부터 개막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우승 감독'에게 두번 실수는 없었다. 3일 NC전 선발 손주영은 4이닝 동안 3피안타 6볼넷을 내주며 시종일관 흔들렸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음에도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며 5대0 승리를 이끌어냈다.
1~3회 연속 선두타자 볼넷을 내줬다. 1회 2사 1,2루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2사 1,2루에서 적시타를 맞았지만, 좌익수 문성주가 환상적인 홈송구로 홈에서 서호철을 잡아낸 덕을 봤다.
급기야 3회에는 볼넷-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강력한 돌직구를 앞세워 삼진-2루 직선타-유격수 땅볼로 후속타를 끊어내며 한숨을 돌렸다. 4회에는 1사 후 또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를 병살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어찌됐든 결과는 4이닝 무실점. 투구수가 91구이긴 했지만, 승리투수를 위해 1이닝 정도 더 기회를 줄수도 있었다. 앞선 3이닝에 비해 4회의 투구 모습은 확연히 좋아졌다. 위기를 거듭 버텨내는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이 "5선발간의 대결에선 승률 7할 자신한다"던 구위도 빛을 발했다. 팀 타선도 박동원의 투런포 등 초반 지원에 나서며 4-0으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5회 곧바로 이지강을 투입하며 미련을 끊어냈다. 자칫 상대에게 흐름을 빼앗길 수 있는 빌미를 우선 차단한 것. 덕분에 이날 승리투수의 영광은 이지강에게 돌아갔다.
경기후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박동원의 운영 덕분에 4이닝을 버티며 승리의 발판이 됐다"면서 "요즘 이지강이 고생이 많은데, 덕분에 흐름을 이어갈수 있었다. 시즌 첫 승 축하한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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