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바이에른 뮌헨 입단은 우승과 동의어로 여겨졌다. 우승 트로피가 필요한 해리 케인과 세계적인 센터백 김민재가 지난해 여름 나란히 뮌헨에 입단한 건 다양한 우승 커리어를 쌓아 더 좋은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였다. 웬걸. 입단한 첫 시즌에 뮌헨이 '역대급' 부진에 휩싸였다.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지 못할 위기다.
뮌헨은 6일(한국시각) 독일 하이덴 하임 보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승격팀' 하이덴하임과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 대역전패했다. 전반 2골을 넣으며 앞서간 팀은 후반에만 내리 3골을 헌납했다. 지난해 11월 맞대결 때와 경기 양상이 비슷하게 흘러갔는데, 당시엔 2-2 동점을 허용한 뒤 2골을 더 넣으며 4-2로 승리했었다. 뮌헨이 창단 이래 하이덴하임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12월 이후 4년 넘게 분데스리가에서 연패를 당하지 않았던 뮌헨은 올 시즌에만 벌써 2번째 연패를 경험했다. 지난 2월 바이어 레버쿠젠과 보훔에 패하며 선두 경쟁에서 뒤쳐졌던 뮌헨은 지난달 3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코'에서 0-2로 패한 뒤 승격팀에 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뮌헨은 지난 2월 이후 9경기 연속 실점(18골)하며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주중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일정 때문인지 2월부터 주전으로 기용한 에릭 다이어, 마타이스 데 리흐트 조합을 내리고 김민재와 다욧 우파메카노 듀오에게 뒷문을 맡겼지만, 결과는 '대참사'였다. 김민재는 무리한 전진 수비로 실점을 자초했다. 독일 일간 빌트는 김민재에게 양팀을 통틀어 최저인 평점 6점을 매겼다. 독일 매체의 평점은 낮을수록 좋다.
같은 시각 선두 레버쿠젠이 우니온 베를린 원정에서 승리하면서 승점차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레버쿠젠이 76점, 뮌헨이 60점이다. 레버쿠젠은 플로리안 비르츠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했다. 리그 9연승 및 28경기 전 경기 무패를 질주하며 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눈 앞에 뒀다. 이르면 오는 주말 결과에 따라 우승 레이스가 끝날 수 있다.
뮌헨은 또한 3위 슈투트가르트가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세르후 기라시의 선제결승골을 지켜 1-0 승리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양팀의 승점은 60점으로 같다. 뮌헨이 득실차에서 14골 앞서며 간신히 2위를 유지했다. 정우영 소속팀인 슈투트가르트가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 승점 26점을 따낼 정도로 최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2위를 내줄 가능성도 다분하다. 양 팀은 5월 4일 슈투트가르트 홈에서 격돌한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뮌헨이 2위는커녕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내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경기를 남겨두고 5위인 도르트문트(53점)과 승점차가 7점이다. 뮌헨은 1994~1995시즌 6위를 차지한 이래로 근 30년 동안 4위권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를 제패하며 '1강'의 입지를 공고히했다.
한때 트레블을 달성했던 뮌헨은 올 시즌 전례를 찾기 힘든 무관으로 시즌을 끝마칠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8월 라이프치히와 DFL 슈퍼컵에서 0-3 완패하며 우승컵을 놓쳤고, 11월 자르뷔르켄과 DFB 포칼 2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며 '충격 조기탈락'했다. 남은 희망은 UEF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컵인 '빅이어'인데, 당장 이번주에 만나야 하는 팀은 기세가 좋은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7일 브라이튼전 3-0 승리를 묶어 올해 들어 단 1번도 패하지 않았다. 10일 아스널 원정에서 8강 1차전을 치른 뒤 18일 홈에서 준결승 진출 운명을 가린다.
김민재가 합류한 시즌에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다. 김민재는 카타르아시안컵 이후 주전 입지도 잃었다. 하이덴하임전을 통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그나마 케인은 이날 리그 32호골을 폭발하며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개인상 외에 우승 트로피를 안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건 매한가지다. 영국 현지에선 케인이 '무관의 저주'를 뮌헨에 입혔다고 조롱하고 있다.
뮌헨은 극약처방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구단 수뇌부는 아스널전도 투헬 감독 체제로 치른다고 선언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떠날 몸인 투헬 감독은 팀을 재정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신뢰를 받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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