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역대 100번째 안에 들다니…"
1차 은퇴 후 다시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이후 10년 이상 더 뛰게 될거란 생각은 못했다. 언감생심이었던 FA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커리어를 되돌아본 롯데 자이언츠 정훈(37)이 특별한 감상에 잠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훈은 지난 6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을 통해 통산 13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98번째다.
프로 입단년도(2006)를 기준으로 따지면 올해로 무려 19년차 선수다. 용마고 졸업 후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당시 현대에 정훈의 자리는 없었다. 당장 입단 동기 강정호(은퇴) 황재균(KT 위즈)만으로도 내야 유망주는 꽉 찼다. 정훈은 1년 뒤 바로 방출됐다.
이후 우선 군대를 다녀왔다. 이어 초등학교 코치로 야구 인생을 이어가던 중 다시 가슴 속 불꽃이 끓어올랐다. 2010년 롯데에 다시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013년부터 롯데의 주력 선수로 자리잡았다. 2015년과 2017년 타율 3할을 넘겼고, 2020~2021년에는 두자릿수 홈런을 쳤다. 2루수 시절을 지나 1루수와 중견수, 좌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 대수비와 대타 등 언제나 필요한 위치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리고 올해까지 15년째 뛰고 있다. 오롯이 한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에 가까운 커리어다. 통산 타율 2할7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47. 팀을 대표하는 간판은 아닐지언정, 롯데팬들에겐 당당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정훈은 1300경기에 대해 "솔직히 잘 몰랐다"며 멋쩍어했다.
그는 "내가 역대 100번째 안에 들어온다니, 정말로 뿌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게임 출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베테랑으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는 점에 대해서는 "팀 성적이 좋지 않을 ?? 베테랑이 풀어주는게 맞다. 주장 (전)준우 형, 유강남, 노진혁 등 고참 선수들 모두 다같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저 또한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이 덜 갈 수 있도록 그라운드 혹은 벤치에서도 맡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훈은 "수비는 1루면 1루, 좌익수면 좌익수 가릴 처지가 아니다. 팀이 원하는 자리가 있으면 그걸 메꿀 뿐"이라며 싱긋 웃었다. 그는 "베테랑으로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감독님, 코치님이 믿고 보내주시는 수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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