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타율 1할9푼2리로 부진한 김도영을 1번 타자로 전격 기용했다.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빈 1번 자리. 상대 왼손 투수 손주영에 대비해 최형우와 소크라테스를 제외한 우타자를 7명 배치한 이 감독은 그 중에서 김도영을 1번에 배치하면서 "오늘은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 믿음이 결과로 이어졌다. 김도영은 무려 4안타를 때려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5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KIA는 7대2의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처음 라인업에서 자신의 이름이 가장 위에 있는 것을 봤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김도영은 "잘못봤나 싶기도 했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살아나야겠다는 마음을 새겼다. 주전 선수들이 조금 빠진 상태에서 나도 성적이 안좋았는데 오늘 하루만큼은 타석에 집중해서 출루해서 흔드는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라고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서 LG 구원투수 박명근의 초구 143㎞의 가운데 낮게 온 직구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단숨에 5-0을 만들어 승부를 사실상 끝냈다. 김도영은 "요즘은 상황을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데 그때는 초구에 직구가 올 상황으로 판단해서 직구 타이밍으로 빨리 잡고 있었던 게 운좋게 넘어간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5일 삼성전에서 친 첫 홈런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김도영은 "첫 홈런 때는 어떻게 쳐도 이렇게는 다시 못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엔 이 타격감을 계속 생각하고 치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야말로 감을 잡은 홈런이었다. 이어 "오늘 4안타로 진짜 올라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김도영은 "그동안 주위에서 코치님 선배님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서건창 선배님께서 '우리 같은 타입은 안맞아도 뛰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안맞아도 안맞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1루에 나가게 된다면 주루플레이에 신경을 써서 뛰면서 다시 경기 감각을 찾아라'고 하셨다. 그말이 진짜 맞는말 같아서 오늘은 많이 뛰려고 했었다"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최근 부진에 대해 "안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타격감 자체는 좋고 공도 잘보이고 그냥 안타가 안나와 결과가 좋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결과를 내가 바꿀 수는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사고가 가져온 행복한 결말이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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