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러게 절 왜 버리셨나요.
사람이 복수심에 불타면 이렇게 무서워진다. 키움 히어로즈 최주환이 이를 완벽 증명했다.
최주환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제 투런포에 쐐기타까지, 2안타 3타점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주환의 활약 속에 키움은 7연승 뒤 3연전 스윕패 위기에서 탈출하며 부담을 덜고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남들에게는 그냥 주중 3연전처럼 보였겠지만, 최주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경기들이었다. 최주환은 올시즌을 앞두고 SSG를 떠나 새롭게 키움에 둥지를 틀었다. 사실 기분 좋은 이적은 아니었다. 2차드래프트였다. 전체 1순위라는 위안이 있었지만, 최주환급의 선수가 35인 보호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자체가 충격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최주환은 SSG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때 총액 42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FA 선수였다.
물론 SSG도 최주환을 풀어놓을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샐러리캡 시대 선수 몸값에 대한 압박에 올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는 선수였다. 동포지션 대체자들도 충분했다. 그래도 현장에서는 지난 시즌 20홈런을 친 선수를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느냐 의문의 시선도 존재했다. 하다못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2차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키움은 고민도 하지 않고 쾌재를 부르며 최주환을 지명했다.
타력이 약한 키움에서 최주환은 붙박이 4번이 됐다. 그리고 첫 SSG 인천 원정이었다. 최주환 입장에서는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컸을 것이다. 트레이드만 돼도, 전 구단에 자신을 왜 보냈느냐며 무력 시위를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최주환의 경우는 '날 왜 버렸느냐'는 마음으로 의욕이 더욱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9일 3연전 첫 경기부터 홈런 포함 멀티히트에 4타점 경기를 했다. 아쉬운 건 팀이 접전 끝 패배로 빛이 바랬다는 점. 10일 2차전에서는 병살 2개로 너무 힘이 들어간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왔다. 선발 하영민의 호투도 빛났지만, 이날 스타는 단연 최주환이었다.
3연전 홈런 2개, 7타점을 쓸어담았다. 그렇게 시즌 3홈런, 11타점이 됐다. 그 전까지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 프로 선수들은 이런 반등 포인트를 기점으로 확 살아나기도 한다.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는 최주환에게는 이번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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