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참 잠을 못 잤다. '왜 잠이 안오지' 생각을 했는데..."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전날 밤을 이렇게 돌아봤다. KIA는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11대9로 이기면서 5연승에 성공했다. 11-2로 앞서던 상황에서 한화의 맹렬한 추격에 시달렸으나, 불펜 말미에 출격한 전상현 최지민의 활약 속에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하게 해서 감독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단에게 모두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이 잠을 못 이룬 이유도 비슷했다. 그는 "침대에 누웠는데 한참 잠을 못 잤다. '왜 잠이 안오지' 생각해봤다"며 "7회말 11-6 상황에서 과감하게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장면이 계속 생각났다"고 밝혔다.
KIA는 11-2로 앞서던 7회말 선발 양현종 대신 김사윤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굳히기 수순에 돌입했다. 그러나 김사윤이 2사후 볼넷-안타로 4실점을 하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이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 이 감독과 정재훈 투수 코치는 우완 사이드암 윤중현을 선택했다. 그러나 윤중현은 김태연 이재원에 연속 적시타를 맞았고, 최인호에겐 스리런 홈런까지 맞으면서 고개를 떨궜다. 2점차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KIA는 윤중현 대신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최인호 타석에서 전상현을 올렸어야 했는데, '한 타자만 더 보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앞에서 실점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내가 투수를 아끼려다 결국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연승을 거두면서도 투수들에겐 부하가 많이 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켠에선 '아껴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는데, 그렇게 크게 한 대 맞을 줄은 몰랐다"며 "만약 그렇게 (동점이 되고) 졌다면 데미지가 정말 컸을텐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정말 큰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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