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나무가 아닌 숲을 봤다. 무릎 부상을 당한 맨유 출신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32·FC서울)는 느리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홈 경기에서 4경기 연속 명단제외된 린가드에 대해 "어제(12일) 무릎(반월판) 부위에 시술을 받았다. 10분만에 성공적으로 시술이 끝나 지금 걸어다니고 있다"고 상태를 알렸다. 린가드도 개인 SNS를 통해 수술복을 입고 손가락 브이를 하는 사진을 올리고는 "반월판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모든 메시지에 감사하다"며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린가드는 주중 포항전 대비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터라 경기 출전이 가능하단 전망이었다. 11일 연습경기에도 출전했다. 연습경기 출전은 본 경기 엔트리 합류의 결정적인 단서로 여겨진다. 김 감독도 6라운드 대구 원정경기에서 "포항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3월 A매치 휴식기 때 가족을 보러 영국에 다녀온 뒤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슬관성 부종)를 보여 약 2주간 휴식한 린가드는 연습경기에서 무릎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과 통증을 느꼈다. 돌발 변수였다. 린가드는 유스 시절 무릎을 다친 뒤 수술이나 시술없이 재활로 부상을 극복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 뛸 문제가 아니었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현역 시절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로 고생하다 나이 서른에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구단, 코치진, 선수측은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최선일지 논의했다. 구단 입장에서 린가드는 놓칠 수 없는 카드였다. 서울 홈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0일 인천전에선 승강제 시행 이후 K리그1 단일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인 5만1670명의 관중이 들어찰 정도로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자랑했다. 몇몇 장면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이며 향후 활약을 기대케했다. 이날도 린가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날 관중수는 2만9061명.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린가드의 '건강한 무릎'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2+1(옵션)' 장기 계약을 맺은 만큼 눈앞의 경기를 보고 무리하게 복귀를 시킬 이유가 없었다. 린가드는 커리어를 통틀어 한번도 시술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처음엔 다소 망설였다고 한다. 타지에서 수술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터. 하지만 주변 동료의 경험담을 들은 뒤 시술을 결심했고, 일사천리로 일정을 잡았다. 김 감독은 "선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린가드는 이번 시술로 약 한 달간 결장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2주 뒤에 훈련에 복귀하고, 한 달 뒤면 경기에 뛰지 않을까 싶다"고 의사의 소견을 토대로 예상 복귀 시점을 전망했다. 종전 결장 기간까지 고려하면 약 두 달간 공백이 생긴다. 정상적으로 재활 과정을 거칠 경우, 5월 11일 인천 원정경기(12라운드) 혹은 19일 대구 홈경기(13라운드)가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은 린가드가 결장한 이날 경기에서 기세 좋은 선두 포항에 2대4로 패했다. '김기동 체제'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김 감독은 "포항 때처럼 서울에도 위닝멘털리티를 심겠다"고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맨유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빅네임' 린가드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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