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참 야구가 안 풀린다. 누구보다 선수 본인이 가장 답답하겠지만, 지켜보는 사령탑의 속내도 타들어가긴 마찬가지다.
롯데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대7로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삼성전 스윕패에 이은 키움전 스윕패. 단 1승도 없이 한주를 마감했다.
팀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최하위를 맴도는 롯데 타선에서 무죄인 자 그 누구랴. 잘 치던 레이예스도 이날 두번이나 병살타를 치며 번번이 공격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9번 타순에 배치한 유강남을 향한 아쉬움을 피할 수 없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시즌 초만 해도 5번으로 기용했던 유강남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3푼2리의 부진 속 8번, 9번까지 타순이 내려간 상황. 4년 FA 계약의 대가인 80억이 점점 더 무겁게만 느껴진다.
선발 나균안이 3이닝만에 5실점 난타당한 뒤 물러났다. 시즌 4경기째 등판했건만 아직도 승리가 없다.
키움 선발은 신인 손현기였다. 롯데는 손현기를 상대로 4회초 드디어 2점을 만회했지만, 이후 키움의 계투 작전에 번번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5회말 추가 2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추격의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 기회가 번번이 유강남에게 걸렸을 뿐이다.
2회초 전준우 정훈이 연속 볼넷을 얻어냈고, 손호영의 우익수 뜬공때 두 베테랑이 전력질주로 태그업하며 2,3루를 만들었다. 이학주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여기서 김민성이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고, 유강남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롯데가 2점을 만회한 4회초, 또 유강남에 타점 찬스가 왔다. 볼넷과 도루, 안타, 폭투를 묶은 2사 2,3루 찬스에서 김민성이 2타점 적시타를 쳤고, 또한번의 폭투로 2사 2루 찬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유강남이 모처럼 힘차게 스윙한 공은 유격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운명의 6회초. 1사 후 손호영이 유격수 실책으로 살아나갔고, 이학주의 볼넷과 상대 수비진의 야수선택 실수가 이어지며 1사 만루 찬스가 왔다.
키움은 필승조 김재웅을 투입했지만, 몸이 덜 풀렸는지 3연속 볼을 던졌다.
그리고 4구째 139㎞ 직구. 밋밋한 코스였다. 3볼이었지만 유강남은 과감하게 타격을 택했다.
제법 날카로운 땅볼 타구였지만, 키움 유격수 김휘집의 글러브로 빨려들었다. 기민하게 연결된 병살타. 롯데 응원석에선 비명과 한숨, 욕설이 뒤엉켜 쏟아졌다.
지켜보는 사령탑의 속은 어땠을까. 김태형 감독은 6회말 시작과 함께 포수 유강남 대신 정보근, 1루수 정훈 대신 최항을 교체 투입했다.
6회가 지나면서 베테랑을 교체해주는 모습이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5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 선수를 빼는 일은 흔치 않다.
또 포수는 투수가 바뀔 때 함께 교체되곤 한다. 불펜투수의 교체가 잦은 만큼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6~7회 롯데 마운드는 그대로 김상수가 지켰다. 김상수는 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에야 교체됐다.
유강남 대신 마스크를 쓴 정보근은 8회말 2사 2루에서 1,2루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앞선 두번의 만루 기회에서 정보근이 나섰다면? 야구에 만약은 없다. 팬들의 상상은 슬플 뿐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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