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명장의 눈은 정확했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19)가 데뷔 첫해부터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필승조로 대활약중이다.
전미르는 올시즌 롯데가 치른 22경기 중 12경기에 등판, 11⅔이닝 동안 자책점이 단 1개뿐이다. 1승1홀드에 평균자책점 0.77, 여기에 삼진이 무려 19개에 달한다. 리그 전체에서 삼진 개수로 27위, 불펜투수 중에는 단연 1위다. 30위권내 불펜투수는 전미르 한명 뿐이다.
9이닝당 삼진 개수가 무려 14.66개다. 볼넷은 단 4개. 구승민을 비롯한 선배들이 흔들리는 사이 팀내 가장 확실한 불펜 투수로 자리잡았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신인을 이렇게 쓰면 안된다. 좀더 편한 상황에 내보냈어야하는데"라며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팀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강조했다.
롯데가 8연패를 끊은 지난 18일 LG 트윈스전에서도 1⅔이닝 무실점, 삼진 2개로 역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어느덧 멀티이닝까지 책임질 만큼 신뢰를 얻은 그다. 전미르는 "(멀티이닝을)해보고 싶었고, 주형광 코치님께서 '한번 해볼래?' 하셔서 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신 거니까 감사하다"고 했다.
최고 150㎞에 달하는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여기에 곁들여진 130㎞ 안팎의 너클커브가 일품이다. 결정구로도 쏠쏠하게 활용할 정도다.
놀랍게도 익힌지 아직 1년 남짓이다.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서 삼성 라이온즈 육선엽에게 배웠다고. 전미르는 "(육)선엽이가 워낙 잘 가르쳐줬다"면서 웃었다. 이어 "주변 상황보다는 상대하는 타자 1명, 1명만 생각한다"면서 "포수 형들 블로킹을 믿고 던지다보니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경북고 출신인 전미르는 경북고의 청룡기 우승을 이끈 에이스 겸 4번타자였다. 고교 시절엔 이도류(투타 병행) 선수였지만, 프로 입단 후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타자로는 아직 거칠지만, 투수로는 지금 당장 1군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기대감을 뛰어넘었다. 어느덧 한화 이글스 황준서, SSG 랜더스 조병현 등과 함께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는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원년 구단이지만, 지난 41년간 신인상은 1992년 염종석 단 1명 뿐이다. 최근에는 2021년 2년차 시절 최준용이 가장 신인상에 가까이 갔던 선수지만, KIA 타이거즈 이의리에게 아깝게 밀린 바 있다.
팀내 직속 선배인 박세웅, 진승현 등에게도 자랑스런 후배다. 특히 박세웅은 "(미르가)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좋은 기회 아닌가. 프로 선수는 자리 잡으면 거기가 본인 것이다. 나이와는 무관하다"면서 "지금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할 선수"라고 격찬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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