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러시아의 전파 방해로 수천 편의 영국 항공편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항공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 동안 발트 지역에서 2309편의 라이언에어 항공편과 1368편의 위즈에어 항공기가 위성항법장치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82편의 영국항공, 7편의 제트2, 4편의 이지젯 항공편, 7편의 TUI 항공편도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주요 항공사 중 영향을 받지 않은 항공사는 버진 애틀랜틱뿐인데, 이 항공사의 항공기는 발트 지역을 운항하지 않는다.
이들은 러시아의 '재밍(jamming, 전파방해)' 공격일 것이라 추정했다.
재밍 공격은 위성항법장치(Satnav)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항공기가 항로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다른 항공기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오류로 인해 항공기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거나 급강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항공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유럽의 항공 안전 감독 기관은 전파 방해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누가 배후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구와 개최한 회의에서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안전 위험을 초래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GPS 감시기구인 GPSJam은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것으로 의심되는 전파방해가 작년에는 주당 50건 미만에서 올해 3월에는 주당 350건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 선에 전했다.
영국의 안보분야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잭 와틀링 박사는 "러시아는 오랫동안 GPS 전파 방해를 나토(NATO) 국경 전역에 걸쳐 괴롭히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며 "대규모 러시아군 주둔지 근처에서는 GPS 방해 현상이 대부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항공업계는 "항공기의 항법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안전 대책과 절차가 마련돼 있다"면서 "여전히 항공은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파 방해로 인한 위험을 억제하고 완화하기 위해 다른 항공 규제 기관, 항공사 및 항공기 제조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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