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득점권에서 2개의 안타를 쳐내 눈길을 끌었다. 천하의 오타니가 득점권에서 안타를 날린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득점 찬스에서 부진했다는 걸 의미한다.
오타니는 23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득점권(scoring position)에서 타율 0.153(22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 뉴욕 메츠전 5회말 2사 1,2루서 상대 선발 션 머나이어로부터 우전적시타를 터뜨리며 2루주자 앤디 페이지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는데, 지난달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개막전에서 8회 적시타를 터뜨린 이후 무려 31일 만에 득점권서 안타를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22일 메츠전에서도 5회 주자를 1,2루에 두고 내야안타를 쳐내기도 했다.
그동안 득점권 부진에 대해 마음 고생이 컸던 것은 오타니 뿐만이 아니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오타니가 주자가 있을 때, 특히 득점권에서 안타를 잘 때려내지 못한데 대해 많은 분석을 했다고 한다. 로버츠 감독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다. 찬스가 오면 타석에서 성급해진다는 것이 그의 결론.
이와 관련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와도 자주 얘기를 나눠왔다. 그는 24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와의 상담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1주일 전에 오타니와 스트라이크존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며 "필요 이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 문제를 놓고 오타니와 대화하고 싶었는데, 그날 기회가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가 스윙을 하면 게임 양상을 바꿀 수 있다. 지금은 스트라이크존을 좀더 엄격하게(even more disciplined in the strike zone) 보면서 더욱 무서운 타자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오타니는 득점권서 타석에 들어가면 스트라이크존을 지나치게 넓게 보는 까닭으로 유인구에 속아 삼진이나 빗맞은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타격 컨디션 자체가 괜찮으니 '성급함' 문제를 해결한다면 팀에 더욱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게 로버츠 감독의 진단이다. 오타니는 전날까지 타율(0.368), 안타(35), 2루타(11), 루타(63) 부문서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가 큰 부담을 안고 시즌 초반을 소화하고 있다고 로버츠 감독은 보고 있다. 더구나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의 도박 스캔들이 터지면서 야구 이외의 일로 마음도 써야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저스 구단에 많이 적응한 상태.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모든 사람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타격코치들과도 정말 좋은 관계를 만들며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나도 요즘 오타니와 자주 대화한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그를 만나보는 건 좋은 일이다. 그는 항상 주변에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날 워싱턴전에서 0-1로 뒤진 5회말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를 맞아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투볼에서 워싱턴 좌완 선발 패트릭 코빈의 몸쪽 91.4마일 직구를 힘차게 퍼올렸지만, 중견수 제이콥 영이 뒤로 살짝 이동해 잡아냈다. 타구속도는 109.7마일로 잘 맞혔으나, 발사각이 46도로 커 341피트를 날아가는데 그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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