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얄궂은 운명이었다. 이번만큼은 '라이벌' 울산 HD를 응원했지만, 울산은 끝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남은 경우의 수까지 사라져버린, 전북 현대는 결국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에 실패했다.
지독히도 안풀리는 전북이다. 당초만 하더라도 클럽월드컵 출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정된 클럽월드컵 출전권은 총 4강. 그 중 2장은 이미 2021년 ACL 우승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2년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가 가져갔다. 나머지 두 장은 클럽랭킹에 따라 결정이 됐다. 8강전 전까지 알힐랄이 1위, 전북(79점)과 울산(71점)이 그 뒤를 이었다. 승리시 3점, 무승부시 1점, 상위 라운드 진출시 3점이 주어지는만큼, 울산 입장에서 역전 가능성도 있었지만, 8점차는 꽤 커보였다.
하지만 꼬였다. 전북은 울산과의 8강 1차전에서 시종 상대를 몰어붙이기도 1대1 무승부에 그치더니, 2차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짐을 쌌다.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했더라도 클럽월드컵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무너졌다.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그래도 가능성이 많았다. 알힐랄이 올 시즌 ACL 정상에 오르거나, 울산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AFC 클럽랭킹 3위인 전북까지 출전권이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믿었던 '최강' 알힐랄이 의외로 알아인(UAE)에게 덜미를 잡히며 또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1차전에서 2대4로 충격패를 당하며 세계 1부리그 신기록이었던 34연승을 마감한 알힐랄은 2차전에서 2대1 승리를 거뒀지만, 합계 스코어 4대5로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남은 것은 울산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 뿐이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과의 4강 1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전북을 넘고 2위를 확정지은 울산은 내친김에 결승 진출에 도전했다.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2-3까지 추격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알힐랄에 이어 울산까지 탈락하며, 전북이 클럽월드컵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은 완전히 막히고 말았다. 참가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거머쥘 수 있는데다, 세계 최고의 클럽과 겨룰 수 있는 기회였던만큼 이번 탈락은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알힐랄, 우라와, 울산이 출전을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티켓은 2023~2024시즌 ACL 결승에 오른 요코하마 혹은 알아인의 몫이 된다. 참가팀이 32개국으로 확장되며 클럽팀들의 진정한 월드컵을 꿈꾸는 클럽월드컵은 내년 6월 미국에서 한 달간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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