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신뢰도 하락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또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정후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6회 수비 때 중견수로 교체 출전해 두 번 타석에 들어가 뜬공과 볼넷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투타에서 졸전을 벌인 끝에 2대8로 무릎을 꿇었다.
이정후는 0-6으로 뒤진 6회초 수비 때 7번 중견수로 교체 출전했다. 메츠 좌완 선발 션 머나이아가 우완 리드 개럿으로 교체된 직후다. 이정후는 이어진 6회말 2사후 첫 타석에 들어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B1S에서 개럿의 3구째 한가운데 90.6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가 왼쪽으로 이동해 잡았다. 발사각 40도에 타구속도는 93.2마일.
1-6으로 뒤진 8회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상대 우완 애덤 오타비노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92.7마일 싱커가 다리를 향해 날아들자 피하다가 헬멧이 벗겨지면서 쓰러졌다.
그런데 현지 중계진은 "1회 피트 알론소가 맞은 것을 기억할 것이다. 혹시 목적이 있는 투구일 수 있다. 누가 알겠는가?"라며 보복성 사구 의혹을 제기했다. 알론소는 1회초 2사 1루 첫 타석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이언 워커의 몸쪽 공에 스윙을 하다 오른팔에 맞고 출루했다. 그 순간 알론소는 물론 양 팀 더그아웃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메츠가 8-1로 크게 앞서 승부가 기운데다 이정후에게 풀카운트에서 일부러 빈볼을 던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알론소가 메츠의 간판타자인 것처럼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간판이라 생각하고 위협구를 던졌다면 '위상'을 인정한 것이니 의미있는 장면일 수는 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이정후는 타석에 쓰러졌다가 금세 일어나 머리를 쓸어 넘기며 헬멧을 다시 쓰고 1루로 걸어나갔다. 그는 공을 피하며 쓰러진 뒤 오타비노를 향해 어떠한 시선도 주지 않았다. 어쨌든 이정후로서는 가슴철렁한 순간이었다.
이정후의 이날 교체 출전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정후가 결장을 포함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은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닷새 만이고, 시즌 3번째다. 첫 결장 경기는 지난 11일 애리조나전이었다. 세 경기의 공통점은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라는 것이다.
이날 메츠 선발 머나이어는 201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데뷔해 세 차례 10승대를 달성한 베테랑이다. 그는 4⅔이닝 4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투구수(101개)가 많아 5회 2사 1,2루 위기에서 교체됐다. 올시즌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3.
이정후가 처음으로 결장한 11일 상대 애리조나 선발은 좌완 패트릭 코빈이었다. 코빈은 한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각광받았다가 2021년 이후 매시즌 평균자책점 5점대 이상을 마크하며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올시즌에도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6.51로 부진하다.
그리고 20일 애리조나 선발 역시 왼손 조던 몽고메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1년 2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입단한 그는 이정후가 빠진 샌프란시스코전에 첫 등판해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고, 2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도 7이닝 6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에게 휴식을 주는 것은 일단 자연스로운 배려인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기는 하지만 좌완 선발일 때 빼는 것은 '좌타자가 좌투수에 약하다'는 정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정후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좌우 유형을 가리지 않고 일정한 성적을 내고 있다. 전날까지 타율이 우투수 상대 0.270(63타수 17안타), 좌투수 상대 0.276(29타수 8안타)이다. OPS가 우투수 0.721, 좌투수 0,646으로 차이가 있기는 하나, 유의미하지는 않다. 이정후가 좌투수에 약하다는 건 선입견이라고 무방하다. KBO 통산으로도 타율이 우투수 상대 0.346, 좌투수 상대 0.327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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