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체인지업을 버리는 선택을 했을까.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엔스가 시즌 중 새로운 변신에 들어간다. 야심차게 장착한 체인지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프로 선수에게는 중대 결단이다.
엔스는 '왕조 건설'을 노리는 LG가 올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투수다. 1선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고, 실제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 등판했다.
시작은 좋았다. 개막전 승리에 이어진 키움 히어로즈전 6이닝 11삼진 무실점 연승까지. 하지만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어진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전은 무난했지만 최근 2경기인 SSG 랜더스, KIA전은 또 좋지 않았다. 특히 SSG전의 경우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기본적으로 구위는 좋다. 그리고 KBO 데뷔 시즌이라 생소했다. 하지만 점차 상대팀이 적응을 하고, 전력 분석이 되며 압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염경엽 감독도 긴급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27일 KIA전 후 엔스와 면담을 했다. 체인지업을 버리고, 포크볼이나 스플리터를 새롭게 연마하기로 한 것이다. 왜 이런 결론이 내려졌을까.
사실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엔스는 원래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LG와 계약 후 염 감독으로부터 주문을 받았다. 염 감독은 엔스가 좋은 공을 갖고도 일본 무대에서 실패한 이유가, 떨어지는 변화구가 없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합류 전까지 체인지업을 연마해올 것을 주문했다.
자존심 센 외국인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엔스는 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캠프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의 체인지업을 뿌려 염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하지만 연습과 실전은 천지 차이. 개막 후 체인지업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익숙하지 않은 구종이다보니, 긴장된 순간 제대로 구사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체인지업은 속도를 줄이는 게 생명인데 자기도 모르게 팔 스윙이 직구와 같은 빠르기로 나가니 떨어지지도 않고, 속도도 줄지 않는 애매한 공이 날아드는 것이다. 140km 정도의 정말 치기 좋은 먹잇감이 돼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KBO리그도 타자들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는데, 떨어지는 공 없이 생존은 불가능하다. 염 감독은 "길이 한 쪽밖에 없으니 상대 타자들 대처가 쉬워진다. 그래서 투구수가 늘어난다. 한 타자가 보통 파울을 3개씩 만들어버린다. 5이닝만 던져도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는 이유"리고 설명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포크볼, 스플리터다. 염 감독은 "포크볼과 스플리터는 직구와 던지는 패턴이 같다. 그립만 다를 뿐이다. 그래서 엔스가 조금 더 쉽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 새로운 도전도 100% 성공이 보장돼있는 건 아니다. 엔스는 프로 커리어에서 포크볼을 던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염 감독은 "현재 엔스가 오프스피드 구종을 추가할 수 있는 건 스플리터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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